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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평화와 전쟁, 군비관리와 군축
- 『워싱턴 포스트』지의 스테반 로젠펠드(Stephen Rosenfeld) 주필은최근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과거 약 20년 동안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됐던 데 불과하던 소련과의 전쟁이, 그것도 단순한 냉전이아니라 포화를 교환하는 열전(熱戦), 나아가서는 핵전쟁까지도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이 처음으로 생각되기에 이르렀다’
답: 그러한 발언은 극히 위험한 조짐이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없는 일이 생각할 수 있는 일로 변화하기 시작한 국면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평화와 전쟁의 문제를 논의할때의 용어가 변한 것같이 보인다. 즉 정상적인 발상이 옆으로 밀려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신이상적인 논의가 행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역사를 보면 스스로 전쟁을 일으켜 파멸적인 피해를 받은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원자과학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지의 표지에 묘사된 핵전쟁 발생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운명의 시계바늘은 1980년 초에 12시 9분 초에서 12시 7분 전으로 전진했다. 이것은 냉전시대의 매우 위험한 때에 가리켰던 시각과 똑같다. 1981년 초에는 12시 4분 전을 가리켰다. 나는 지금 그 시계바늘을 자정에 더욱 가깝게 움작이지 않으면안될 사태가 되지 않았나고 우려 하고 있다.
- 무엇보다도 국제긴장이 최근 높아진 결과 그렇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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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그렇다. 그러나 그것만이 이유의 진부는 아니다. 과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훨씬 전부터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고조되어가고 있다. 내가 우려하는 주요한 이유를 들면, 군비경쟁의 계속과 군비제한협상의 정체, 그리고 위기와 분쟁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는 점 등 세 가지이다. 긴장이 고조되고 군비경쟁이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자연히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 따라서 핵전쟁을 방지한다는, 미 ㆍ 소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 제가 더욱더 긴급성을 띠게 되었다는 것인가?
답: 그렇다. 핵전쟁의 방지가 미 ㆍ 소관계의 주요 문제이며 긴장완화의 중심 테마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국 수뇌들은 이 사실을 서로 인 식하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1972년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 ㆍ 소정상희담에서의 합의사항 가운데가장 중요한 것은 핵시대에는 평화공존을 기반으로 하여 상호관계를 구축하는 길밖에 없다는 부분이다. 1973년에 두 나라는 핵전쟁방지협정에조이했는데, 적어도 소련외 관점에서 볼 때, 이 협정은 지금까지 미 ㆍ 소간에 체결된 가장 중요한 문서 가운데 하나아다.
나는 미국정부가 지금 이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워싱턴당국이 이제는 더이상 긴장완화를 핵전쟁을 방지하는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군비경쟁과강경정책이 평화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미국민을 설득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선전이 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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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정핵전쟁론의 무책임성
- 어쨌든 치명적인 충돌이 언젠가는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고조되고 있다. 최근 나는 핵무기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 가운데 한사람인 조지 키스챠코프스키 (George Kistiakowsky) 가 이와 똑같은 극적인 진술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현재의 군사적 ㆍ 기술적 및 징치적인 경향을 볼 때 ‘금세기 말까지 핵탄두가 한 발도 폭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적이며 또한 그 폭발이 전면핵전쟁으로 연결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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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다면 그 역시 기적이다’ (『New York Review of Books』, 1980년 11월 6일자, p. 24.) 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나친 비관론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러한 심각한 우려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이 다.
답: 우리도 그러한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쟁의 위험은 전쟁을 신중하게 계획하고 최후 순간에 핵의 버튼을 누르려고 준비하고 있는 특정의 인물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는 진짜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의 정체는 그렇게 명확하지않다.
핵전쟁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구상에 무기가 과잉축적되어 있는 상황에 서는 국제긴장의 악화나 지역분쟁의 격화에 의해서 이 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은 극히 높은 것이다. 심지어는 우발적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조차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기때문에 신뢰할 만한 평화에의 보증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쟁을일으키는 일의 무의미성을 인식하거나 전쟁을 방지한다는 공식적인 약속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전쟁의 가능성 자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밖에도 많은 일을 하지않으면 안된다. 여기에는 국제정세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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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의한 정책의 한계
- ‘국제정세 전반의 개선’ 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 전 세계적인 사회주의혁명을 말하는 것은 물른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동서 양진영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 즉 평화공존과 긴장완화를 더욱 강화하는 일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군비관리와 군비경쟁의 정지를 향해 전진하는 것, 현재의 분쟁을 대화로 해결하고 새로운 국제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전진하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전진하는 것이다.
지금 열거한 모든 사항은 오래전부터 협의와 협상의 의제였기 때문에그다지 새로운 맛이 없는 카탈로그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이러한 목표를 향한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핵시대가 직면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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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실제의 정책면에서 이같은 현실에 적합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군인이라는 것은 항상 과거의 전쟁에 사로잡혀 앞으로 일어날 전쟁에대비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치가도 과거의 경험을 성전 (聖典) 으로 삼고 새로운 현실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군인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 당신이 말하는 현실이란 무엇인가?
답: 핵시대에는 정책결정을 함에 있어서 새로운 요인에 대해 고려할필요가 있으며 중대한 정책변경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쟁이 초래하는 파괴는 매우 엄청나기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전쟁을 정책수행을 위한 합리적 수단으로 간주할 수 없게끔 되었다.
- 당신이 말하는 새로운 고려사항과 정책변경의 필으성을 좀더 분명히 설명해줄 수 없는가?
답: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외교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힘이 수행하는역할, 특히 군사력의 역할에 대한 위치설정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그러한 인식은 계속 고양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는 그러한 필요성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눈에띄고 있다. 나는 최근의 호전적인 발언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반적인 정치풍조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힘에 의한 정책이 봉착한 막다른 골목으 로부터 헤어나기 위한 집요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 막다른 골목이란 핵무기를 사용하면 반드시 파멸적인 보복공격을받는다는 뜻인가?
답: 그렇다. 미국방성은 이 엄연한 사실을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미국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매우 잘못되고 극히 위험스러운 경향이 나타났 다.
이같은 경향에는 몇 가지 측면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에 서 행해지고 있는 신무기의 개발과 새로운 군사이론의 연구, 군사력 행사의 새로운 방법의 탐구 등이 모두 핵전쟁을 상정할 수 있는 것으로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 가령 중성자폭탄과 같은 것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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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국방성이 정식으로는 ‘방사능강화무기’ 라고 부르고 있는 중성자탄은 보통의 핵무기보다도 건조물에 대한 파괴력이 약하다고 생각되고있는데 이는 ‘사용가능한’ 핵전력을 추구한 결과 태어난 무기의 하나이다.
그러나 중성자탄뿐만이 아니다. 핵무기의 소형화와 명중도의 향상 그리고 재태식 무기의 강화 둥이 있다. 카운터포스(Counterforce, 對戟力) 전략론과 ‘선택적’ 공격, ‘외과수술적’ 공격 등과 같은 발상도 있다. 또한 군사적 충돌을 보다 현실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군사충돌이 발생했을 때 통용되는 일정한 ‘룰’ 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 다. 그리고 미국은 긴급전개부대 (rapid-deployment forces) 도 발족시키고있다.
이둘은 모두 핵시대의 새로운 현실을 맹목적으르 부정하는 어리석은대응이다. 이렇게 대응하는 편이 휠씬 용이하다는 것은 말할것도 없다. 왜냐하면 전쟁을 정책수행의 수단, 혹은 정책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사고방식이 최근 수십 년 간, 아니수세기에 걸쳐 축적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라한 대응으로 데모클레스의 칼과 같은 핵전쟁이라는 자살행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진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군사력 행사의 방법을 개선, 개량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관계라는장으로부터 군사력의 행사, 군사력의 위협을 배제하는 일이다.
- 국제관계라는 장으로부터 힘의 행사, 위협을 배제한다고 하지만소련이 현재 하고 있는 것은 이와 매우 동떨어진 게 아닌가? 소련은자기 자신의 방위문제에 대해서는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군사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지역에서는 몇 차례나서슴없 이 군사력을 행사했다.
답: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과정과 그 최종적인 목적에 관해서이다. 지금과 같은 불완전한 세계에서 소련만이 완전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련만이 일방적으로 군축을 하고 다른 강대국의 캐스퍼 와인버거, 요셉 룬스 (Josef Luns), 리처드 파이프스, 리처드 퍼얼 (Richard Perle), 제시 헬름스 (Jesse Helms) 및 그밖의 수많은 장군과 제독 둥의 압력을 받아정책을 추진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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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니츠 (Paul Nitze) 는 소련이 핵전쟁을 바라지 않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나에게 힘줘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니츠는 소련이 핵전쟁발생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 그 핵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준비하고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는데.
답: 비공식적인 개인적 대화 가운데에서일지리도 니츠가 소련은 핵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니츠가 그러한 발언을 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러나 후반부분은 과거의 발언을 반복한 데 지나지 않는 것 같다.
- 그렇지만 소련이 핵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니츠한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소련은핵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적 수단으로서의핵전쟁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답: 그런 식의 논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러한 견해를 듣는 경우가 매우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을바른 견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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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에서의 승리라는 ‘위험한 광기’
- 그러나 소련이 핵전쟁을 벌여 승리할 것을 믿고 있다는 주장은 소련 군사전문가들의 논문, 연설, 저작 등의 인용으로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
답: 그렇다. 그러나 그러한 인용은 10년 20년 전의 것들이다. 정치적 ㆍ 군사적인 사고라는 것은 대량파괴무기의 개발 등 객관적인 현실의변화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그동안에 핵전쟁이 어떤 결달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인식은 깊어져왔다.
이 문제에 대해서 현재의 소련의 입장을 설명하는 가장 권위있는 발언은 오해나 그릇된 해석을 초래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하다.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핵전쟁에 이긴다는 사고를 ‘위험한 광기’ 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우스티노프 (Dmitri Ustinov) 국방상, 오가르코프 (Nikolai Ogarkov) 참모총장과 기타 소련의 군사 ㆍ 정치 지도자들도 똑같은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여기서 종종 인용되는 (잘못 인용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소련 군사전문가의 논문과 저작에 대해서 한마디 응호하고 싶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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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문가로서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 것인가 하는 전문적인 방법에 관해논의하고 있으며 이들 저술 가운데 이상한 점이나 경계해야 할 점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소련의 적대국이 소련에 대해서 전쟁을 걸어온다면 소련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임무이다. 따라서 그들이 소련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서, 핵 전쟁을외교정책 수행을 위해 사용해도 좋은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는 할수 없는 것이다.
1960년대 초 또다른 국제위기가 최고로 고조되고 있던 기간 중 내가 런던을 방문했을 때, 카페의 벽에 ‘핵공격이 있을 경우 조용히 술값을 치루고 신속히 근처 공동묘지로 달려가라’ 라고 쓴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어떤 나라든 군부가 국민들에게 이같은 충고밖에 하지 못할 때 이 군부의 유머 감각에 감탄할 국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군부는 즉각 사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연금도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몽든 소련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는 미국에서 어떤 발언이 행해지고 있는가를 보라고 거듭 촉구하고자 한다. 존재가 애매한 군사전문가의 발언이 아니라 군수뇌부에 속하는 고위관리의 발언을 말이다. 가령전략공군 사령관인 커 티스 르메이 (Curtis LeMay) 장군은 미국민들에게 ‘전면전쟁 (General War) 을 포함해서 어떠한 전쟁도 싸워 이길’ 능력을확보하도록 촉구했다(이 전면전쟁은 단순히 장군, 즉 제너 럴이 지휘하는 전쟁이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또한 몔빈 레어드 (Melvin Laird) 전 국방장관은 ‘미국의 전략은 싸우고승리하고 부흥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은 전면핵전쟁을 벌일 의사를 육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대국에 대해 우리가주도권을 장악하고 선제공격을 가할 것임을 믿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소련 군부의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소련 국민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러한 종류의 글을 쓰거나 발언한 적이 없다고 나는단언한다.
- 그러나 서방측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경우 그들은 논문이나 발언으로부터의 개별적인 인용뿐만 아니라 소련의 군사이론 전체를 참고하고 있다.
답: 그렇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소련 군사이론에 대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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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의 인용을 근거로 해서 표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상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점만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소련의군사이론이 엄격히 방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핵무기의 사용문제에 대합 소련의 입장을 보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소련군최고사령관이었던 브레즈네프의 발언을 이점 에 대한 가장 권위있는 것으로 인용하고 싶다.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우리는 핵무기의 사용에 반대한다. 다른 핵보유국가가 소련 또는 소련의 동맹국을 침략하는 비상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만, 어쩔 수 없이 자위의 최후수단으로써 핵무기 사용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978년 4월 25일자 연설) 라고 말했다.
핵무기의 선제사용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발언을인용하고 싶다.
1977년 초 툴라시에서 ‘우리의 노력은 실로 제 1 격, 제 2 격을 회피하는 것, 즉 핵전쟁 그 자체를 회피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1977년 1월 18일 연설) 고 말했다. 또한 우스티노프 국방상은 1981년 7월 25일의 프라우다 신문에 ‘어떤 형태, 어떤 규모이든 확장주의자의 예방적 전쟁이나 선제핵공격이라는 개념은 소련의 군사이론과 무관하다’ 고 말하고 있다.
브레즈네프 서기장과 우스티노프 국방상, 그밖의 소련 지도자들의 똑같은 취지의 발언을 더 인용할 수 있다. 이들 발언의 요점은 전략핵전력의 사명을 전쟁의 억지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련은 군사적 우위를 목표로 노력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방대한 양의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이 이미 저장, 배치돼 있는 상황 하에서는 군자적 우위를 추구한다는 발상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다’ 는 것이다.
소련 지도자들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한 소련의 군사이론은 아래와 같은 점들을 명확히 하고 있다. 즉 소련은 핵전쟁을 인류에있어서의 가장 가공스러운 참사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소련의 전략은방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 소련은 선제공격이라는 사고에 반대한다는 것, 소련의 전략핵전력은 침략을 억지하는 사명을 지니며 보복공격을 목적으로 편성돼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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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지금까지 핵무기와 군사력 일반을 먼저 사용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교섭을 벌일 것을 거듭 제안해왔다. 이것도 소련 군사이론의 일부분이며, 그 배후에 은폐된 ‘비밀의’ 이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찾으려고 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든 소련의 사고는 미국정부의 공식언명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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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
- 그것은 미국측 성명 가운데 어떤 것을 가르키는가?
답: 한 예를 들면 브르제진스키가 1980년에 영국의 언론인 조나탄 파워 (Jonathan Power) 와 가진 인터뷰가 있다.
이 가운데 브르제진스키는 핵전쟁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인류의 ‘단지’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핵전쟁을 두려워해야 할 대참사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지’ 10%라고 하지만 이는 4억을 의미한다. 사람을 진정시키려는 이러한 평가를 내리면서 브르제진스키는 나아가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핵미사일의 단추를 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예가 조지 부시의 발언이다. 부시는 1980년의 한 회견에서자신은 핵전쟁 이 일어나더라도 미국은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놀란 『로스앤젠레스 타임즈』의 기자가 그것이 어떻게가능한지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부시는 이에 대해 ‘미국은 핵공격을받더라도 지휘 ㆍ 통제계통은 살아남을 수 있고 산업력을 부흥시킬 수 있으며 미국 시민의 일부를 핵전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핵전쟁이 일어나 우리에게 끼치는 것보다 월씬 큰 타격을 적에게 가할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이 핵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유이다’ (『Progressive』 1980년 4월호, p. 46.) 라고 말했다.
그리고 부시는 핵전쟁에서 살아남을 미국 국민의 추정치를 들었는데 그것은 전인구의 2-5% 이상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발언을 소련의 고위관리가 했더라면 『뉴욕 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의 1 면에 얼마나 대문짝만한 표제가 튀어나오게 될까. 더구나이 미국 정부당국자의 발언은 단순히 말뿐이 아니다. 핵전쟁을 실제로고려할 수 있는, 또는 승리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이론의 개발과 기술적인 혁신이 모두 미국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은 논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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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답: 물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카터의 대통령지령 59호 (PD - 59) 라는 것은 한정핵전쟁과 군사목표에 대한 ‘외과수슬적’ 공격, 그밖의 ‘유연한’ 핵전쟁 수행수단 등을 주창해은 전략론의 한 산물에 불과하다. 레이건 대통령도 핵전쟁을 유럽에 한정시킬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발언함으로써 이같은 사고방식에 동의서명을 했다.
이같은 모든 사고방식은 순수한 지적 작업이기는커녕, 특정 종류의무기기술과 핵탄두의 소형화, 명중도의 향상, 탄두 위력의 증대, 특별한 운반수단의 설계, 소련 국경 근처에 대한 운반수단의 배치 둥으로구체화되고 있다. 가령 이러한 일이 미국의 정치적 압력의 무게를 증대시킨다는 목적만을 위해서 구체화된다 하더라도, 당초의 의도와 관계없이 사태가 건잡을 수 없게 발전해 곧장 전쟁으로 이어질 가공스런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
재래식 전쟁{problem} 핵전쟁을 구별하는 경계선을 지우려는 끊임없는 시도는 극히 위험스럽다. 핵전쟁에 대한 혐오감, 즉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핵전쟁은 극히 파멸적이고 끔찍스러운 것이라는 지배적인 공포감이 지금까지 핵전쟁의 발생을 억지하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고볼 수 있으나,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의 구별을 지워버리려는 시도는 이러한 감각을 마비시키고 말기 때문이다. 일단 이렇게 되면 핵전쟁은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고려할 만하고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되고만다.
- 당신 자신도 핵전쟁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위험성은 증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한 생각은 핵전쟁이 초래할 결과를 최소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답: 상식적인 논리로 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핵시대에는다른 접근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현실이다. 소규모적이고깨끗한 핵전쟁이라는 발상이야말로 전면핵전쟁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은 이미 언급했다.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다. 핵전쟁에 의합희생이 다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으로 생각된다면, 핵무기의 단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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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라고 명령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모험주의를 부추길 따름이다. 이 사람들은 가령 오산에 의해 핵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그 피해는 허용범위에 한정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정책수립에 신중성을 한층결여하게 되고 훨씬 무모해질 것이다. 또한 진짜 절박한 사태가 발생할경우, 그러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 훨씬 간단하게 핵의 단추에 손가락을누르게 될 것이다.
- 그러나 핵전쟁에 의한 희생과 파괴의 규모가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면 이같은 생각은 무가치하게 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가?
답: 그렇지 않다. 핵전쟁에 의한 피해가 현저히 감소하리라는 것은있을 수 없다. 핵전쟁을 소규모적이고 깨끗하게 치를 수 있다고 일반시민들에게 생각하게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탄도탄요격미사일에 의하건, 민간방위체제에 의하건 한 편이 핵공격에 의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그치게 만들려고 하면 상대방은 핵탄두를 증가시키거나파괴력, 도달능력을 증강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대항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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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된 논리
- 카터 대통령이 채택하고 레이건 대통령도 지지한 한정핵전쟁이라는 미국의 새 전략론에 소련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답: 실제로 소련은 과거부터 미국이 한정핵전쟁이라는 개념을 채택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품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미국정부는 어떤 상황하에서 이같은 한정핵전쟁을 시작할 것인지와 기타 이 새 전략의 주 요측면을 의식적으로 애매한 상태로 놓아두고 있다. 이를 굳이 명확히해두지 않는 의도는 이 새 전략이 초래할 심리적 효과를 높이고 미국이취할 행동의 폭을 극대화시키자는 데 있을 것이다.
한정핵전쟁에 대한 소련의 견해를 믈었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이미말했다. 족 소련의 견해토는 한정핵전쟁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정핵전쟁이 가능해지려면 양쪽이 각각의 행동을 규정하는 일정한 룰을 설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의 경우에 예의바른 귀족들의 결투처럼 모든 규칙이 준수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인가. 만약 인간이 그런 수준의 예의에 도달한다면 핵전쟁의 방지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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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전면적인 완전군축조차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신사적인 결투를 기대할 수 없다. 한정핵전쟁도 ‘외과수술적’ 공격도 있을 수 없다. 핵전쟁은 일단 시작되면 전면적인 살륙을 초래한다. 한정상태에 그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양쪽 모두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은 당연하며 이 점만으로도 에 스컬레이트는 사실상 불가피하다.
더구나 학폭탄이 도처에 떨어지는 가운데 냉정을 잃지 않고 적의 핵공격을 기록하고 어떤 반격이 규칙에 위반되지 않는지를 관단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다만 닥치는 대로 에스컬레이트로 돌진할 따름일것이다.
소련은 이러한 게임에 참가할 의사가 없음을 정직하게 표명하고 있다. 우스티노프 국방상이 1981년 7월 25일에 프라우다에 기고한 논문을 여기서 인용해보고 싶다.
우스티노프 국방상은 ‘도대체 한정핵전쟁의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논의할 수가 있을까? 침략자가 공격을 가하면 반드시 공격받은 편으로부터 즉각 보복반격을 받으리라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다. 인구밀집지역을 피해서 특정의 목표만을 공격한다는 사전합의된 “신사협정” 과 같은 규칙에 따라서 핵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는 전혀 무책임한 사람을 제외하면 누구도 감히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고 쓰고 있다. 한정핵전쟁의 개념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 사람은 존 C. 컬버 (John C. Culver) 전상원의원이었다고 생각한다. 컬버는 한정핵전쟁을 ‘화약통에 내던진성냥개비의
역할을 제한하려는 짓’ 에 비유하고 있다 (『Nuclear War Conference』, 워싱턴 엔더슨 출판사, 1978년, p. 163.).
- 그러나 한정핵전쟁이 불가능하다면 그러한 전략론이 위험하다고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아른바 ‘상쇄전략 (countervailing strategy)’ 의 발안자들은, 이 전략을 억지론 (deterrence theory) 의 연장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사실은 연장선상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훨씬 벗어나는 것이다. 상쇄전략은 소위 ‘핵의 문턱 (nuclear threshold) ’ 을 낮주고 미국의 핵무기 사용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범위를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제시되고 있다.
상쇄전략은 새로운 군비경쟁의 는거를 제공하여 실질적으로 전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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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경쟁을 정당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상쇄전략은 무기기술과 전략사상을 매우 블안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추진시키고 있다. 이 전략은 선제 제 1 격을 받을 경우의 취약성에 대한 공포감을 부채질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미국의 전략핵전력에 선제 제 1 격 태세를 준비시키는 전략이다.
- 그러나 평화를 보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공포, 즉 널리 알려진 ‘공포의 균형 (balance of terror)’ 인 것처럼 생각된다. 따라서 억지력론이나 한정핵전쟁론도 이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답: 그렇지 않다. 매우 큰 차이가 있다. 한정핵전쟁이라는 개념은 억지력의 기초가 되고 있는 서로의 공포감을 약화시키려는 것을 목표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의 공포감을 강화시키는 한편으로 미국을좀더 대담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핵무기라는 것은 쌍방이 서로에게 똑같은 공포감을 안고, 상대방을파괴할 능력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한, 저장고에 그대로 머무는 법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분쟁이 핵전쟁으로 에스컬레이트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해온, 공포의 균형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쓸데없이 장난치는 것을 극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 억지력에 기초해서 평화를 유지한다는 생각은 이상과 거리가 멀며 결국 이러한 평화는 안정적인 것도 영속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갖는 공포감에 기초한 억지력은 그 자체가 위협을 조성한다. 이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첫째로 상대방에 공포감을 갖게 하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으면 안되며, 따라서 군비경쟁은 계속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 경우엔 대량살륙을 감행하고 지구의 절반을 태워버리며국가로서 자살을 꾀할 용의가 있음을 항상 상대방에게 명확히 나타내고그 결의가 확고하다는 데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게끔 해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위협이나 협박 및 공갈뿐만 아니라 자신이 (상대의배짱을 시험하는 것 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취하거나 모험주의로 치닫거나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입증하려하고, 때로는 실제로 무슨 행동인가를 해보일 필요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억지전략이 그 자체에 여러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은 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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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도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우리는공포의 균형이 초래한 기괴한 도착 (倒錯) 의 논리에 직면하고 있다. 이균형에 의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만 있다면 대량살륙을 할능력이 있음을 늘 상대방에 인식시켜두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딜레마는 어 균형론을 취하는 한 해결되지 않는다.
한편으론 전쟁이 무의미해졌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면서도 다른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전쟁에 대비하고 언제라도 전쟁을 시작할 용의가있음을 과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당초의 의도가 어떠했든 이 는리를 고집하면 핵전쟁의 벼랑으로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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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군비경쟁을 초래하는 불안의 심리
- 그렇다면 어떻게 이 딜레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답: 막다른 골목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상정가능한 핵전쟁’ 에 대비하는 상황보다는 억지전략을 취하는 편이 아직은 낫다. 억지전략은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보다 나은 게 없다. 따라서 한정핵전쟁이론에 비하면 보다 작은 악 (悪)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확실히 해두고 싶은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억지전략이 언제까지나유효한 것은 아니며 언젠가는 파탄하고 만다는 점이다. 따라서 억지전략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가 문제이다. ‘상정가능한 핵전쟁’ 의 방향으로 나아가면 대참사를초래하고 만다. 유일하게 합리적인 길은 군비관리, 군축, 신뢰와 협력에 입각해서 평화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곤란을수반하는 길임은 나도 인정한다. 이 길은 엄청난 노력과 지혜, 인내와정치적 용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 길 말고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실현할 길은 없다.
- 키신저는 한때 ‘초대국의 일방의 안전에 대한 절대적인 보장은 실현할 수 없으며 또한 바람직스럽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또 다른초대국의 안전보장이 절대적으로 위협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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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했는데 이 또한 핵시대의 새로운 현실이 아니겠는가?
답: 옳은 얘기다. 실제, 이것은 키신저의 현명한 생각의 하나였다. 나는 미국정부 내부에 키신저를 포함해서 자신이 절대안전한 것은 바람직스럼지 않다고 여길 정도로 전통적 사고에 구애받지 않는 발상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 입각해서 말하자면, 절대적인 안전보장이 실현불가능한 것으로 이해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군비경쟁을 중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키신저는 그러한 안전보장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후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개념은 국제사회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자고 있다. 스웨덴의 팔메 (Palme) 수상이 위원장으로 있고 미국의 밴스 전국무장관과 영국의 오웬 (David Owen) 전외상 등이 참가하고 있는 군축과 안전보장문제에 대한 〈팔메 위원회〉 가 이 개념을 발전시키고 추진했다.
이 위원회와 보고문서 가운데 하나는 ‘국가의 안전보장은 잠재적인적대국의 안전보장을 희생시키는 것에 의해서는 실현되지 못한다. 적대국과 협력해서 쌍방의 안보상 이익에 적절한 배려를 함으로써 비로소실현될 수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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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확장의 역설
오늘날의 이같은 현실은, 또하나의 다른 현실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그것은 현존하는 대량파괴 수단을 생각할 때 어떤 우수한 핵무기를아무리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하더라도 한 나라의 안전보장을 ‘매수’ 할 수는 없다는 현실이다. 군비를 증강하면 할수록 국가의 안전보장은위험해진다.
미국에서는 이 점이 오래전부터 이해되고 있는데 가령 제롬 위즈너 (Jerome Wiesner) 와 허버트 요크 (Herbert York) 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군비경쟁을 하는 양진영은 이렇게 해서 군사력이 착실히 증강되는 한편으로 안전보장은 착실히 저하한다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이딜레마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로서 숙고한 끝에 얻은 결론이다..... 군확경쟁이 착실하게 파멸로 돌진하는 것은 확실히 예죽할 수 있다’ (『Scientific American』, 1964년 10월호, p. 35.).
- 그것은 언제 쓰여진 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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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1964년이다.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의 관점에서 봄 때 이 두미국인의 견해 이상으로 주목할 만한 견해를 발견하기는 곤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위즈너는 케네디 대통령의 과학담당 고문으로 일한 인물이며, 요크는 무기제조에 직접 참여한 적이 있는저명한 과학자로서 한때 국방성의 연구개발부분 책임자이기도 했다.
- 영국의 전국무담당상으로 군사전문가인 찰폰트 (Chalfont) 경과 대화를 나눌 때 역시 같은 생각을 들은 적이 있다. 찰폰트경도 ‘군비를 증강하면 할수록 국가의 안전은 위태로와진다’ 고 말하고 있었다.
답: 찰폰트경도 우리와 동지로군. 한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는 낡은 가르침도 이제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부지런히 전쟁에 대비한다면 전쟁은 피할 수 없게 될 따름이다. 이러한 낡은 가르침을 버리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1960년대에 새로운 현실을 인식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군비관리와 군축 없이 안전보장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그 하나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날에는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라고 생각되었으나 현재는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으로간주되기에 이르렀다. 비록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이러한 생각을 실행하는 데는 수많은 장애가 있지만 말이다.
- 어느 정도 역사는 반복된다. 전쟁은 모두 미친 듯한 군비경쟁 끝에일어나기 때문이다.
답: 그렇다. 과거에 무기는 전쟁에서 싸워 이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핵전쟁을 더이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용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군비경쟁은 여전히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대의 역설 (paradox)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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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격을 둘러싼 환상파 공포
- ‘군확경쟁 (arm's race) 에 증지부를, 인류 (haman race) 에 종지부는피하자!’ 라는 스티커가 최근 미국에서 흔히 눈에 편다. 그러나 군비경쟁은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답: 그보다 슬픈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핵무기시대가 초래한또 하나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까지는 정치적 관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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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군비경쟁을 초래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군비경쟁이 정치적 관계를 악화시키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군비증강과 성능향상이 공포와 의흑을 낳고 불신감을 증가시켜 정치적 환경을 악화시키기때문이다.
미 ㆍ 소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만약 군비경쟁, 특히 역사상 전례없는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무기에 의해서 초래된 공포와 의욕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긴장의 주요한 요인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 미 ㆍ 소관계에 있어서 최대의 문제는 군비경쟁이라는 뜻인가?
답: 그렇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군비경쟁과 밀접한 관련을 댖고 있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최대의 현안이다.
- 그러나 실로 핵무기의 파괴력이야말로 전쟁을 방지해왔으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대전쟁이 이미 일어났을 것이라는 것이 오늘의 상식이지 않은가?
답: 상식이란 핵전쟁처럼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사태에 대해서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현시점에서는 핵무기에 의한 공포의 균형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이 균형이 매우영속적인 평화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30년 간에 걸쳐 이 균형이기능해왔다는 이유에서 장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결론을 끌어 낼 수는없는 것이다.
- 당신은 얼마전에 ‘우리는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지만 이성을 초월하는 행운이 계속되라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고 한 연설에서 말한 적이 있다.
답: 확실히 그대로이다. 지금까지도 세계는 파멸의 낭떠러지에 선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인류를 핵전쟁에 의한 대량살륙으로부터 구한 것은 정치가들의 수완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류가 생존할 희망을 운에 맡길 것이 아니라 단순한 행운보다도 월씬 확실한 것에 맡기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이미 시작된 새로운 군비경쟁은 지금까지 유례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위험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새로운 군비경쟁의 특징은 무엇인가.
답: 최근의 군사기술의 진보로 상대방의 핵전력을 겨냥해서 공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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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우수한 무기체계, 즉 적의 전략무기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지금까지보다 명중도가 높고 강력한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MX 미 사일이나 신형탄두 MK - 12A 등이 그 예이다.
이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불안을 증대시키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상대방이 이러 한 신무기개발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전략상의 균형과 안정을손상시키는 것으로 생각해서 적절한 대항조치를 취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신무기 개발에 의한 불안에 더해서 대 (對) 탄도방위나 대잠수함공격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슬개발이 있을 수 있다는 인상이 강화되면, 적이 제 1 격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새로운 우려를 낳게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우려는 환상에 기초한 것이라 하더라도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우려를 하게 되면 안전보장을 확보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당장 공격능력을 갖추거나 선제공격까지 할 수 있게끔 해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우려가 정치환경에영향을 미치게 됨은 말할 나위도 없다.
또다른 무기체계는, 검증이 블가능하지는 않더라도 극히 곤란케 만듦으로써, 군축교섭의 발판을 없앨 가능성이 있다. 순항미사일, 특히 육상과 해상배치 순항미 사일이 이런 종류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양국외 군비경쟁이 계속되면 다른 국가들에의 핵확산을 부채질하게된다.
- 그러한 불길한 전망이 계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답: 적어도 대부분의 전망이 그렇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장래에 상대국의 핵전력을 모조리 파괴할 수 있는 제 1 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점에 대해서는 같은 견해이다.
그러나 군비경쟁은 적의 핵전력을 겨냥해 공격하고 보복을 봉쇄할 능력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당연한 결과로서 제 1 격능력을 둘러싼 환상과 공포가 빚어질 것은 불가피하다. 이는 매우 위험스러운 일이다. 이는 군비경쟁을 점점 현실로부터 동떨어지게 만들고현실의 문제로부터 괴리시켜 위험한 탁상게임이나 백일몽과 같은 시나리오의 방향으토 이끌어나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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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군사우우’ 의 대선전
- 이러한 군비경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답: 군비경쟁을 시작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 그것은 사물의 일면밖에 보지 않는 주장이다. 정반대의 견해가 있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국과 서유럽 등 서방제국들 사이에서는 소련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 일례로서 1979년 9월 브뤼센에서 열린 NATO 설립 30주년 기념회의에서 행한 키신저의 연설 가운데 한 귀절을 인용하고 싶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소련의 전략핵전력의 증강은 현저하다. 대륙간탄도유도탄 (ICBM) 은 1965년의 2백 2십 기로부터 1972년 내지 1973년에는 1천6백 기가 되었다. 또한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밖에 없던 잠수함 발사탄도유도탄 (SLBM) 은 1970년대에 9백 기 이상에 달했다. 후에역 사가도 깊이 음미하게 될 놀라운 현상이지만 그 사이에 미국은 이같은사태를 시정하기 위해 이렇다할 노력을 기을이지 않았다. 그 이유의하나는 전략적 안정성이야말로 군사적 가치가 있다고 보는 사고방식이 대두했기 때문이며 여기서부터 취약성은 평화유지에
기여하며 비취약성은 전쟁발발의 위험성을 초래한다는, 역사적으로 볼 때 놀랄 만한이론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나 자신과 이 희의에 모인 많은 사람들도 기여했던 것이다’ (『Washington Quaterly』, 1979년 가을호, pp. 5~6.)
답: 이러한 발언, 특히 키신저와 같이 저명한 권위자들의 발언을 읽을 때마다 나는 약간 당혹스런 느낌을 받는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과견해나 해석이 다르거나 느끼는 방법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발언이 뻔뻔스런 거짓임이 밝혀지면 정말로 당흑스런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사람들이, 진실이 무엇인지를 잘 알지못하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잘 알지 못한다고는 거의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물론 키신저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지난 몇년 간 미국에서는 있지도 않은 (nonexistent) ‘수련의 군사우위’ 라는 것에 대해 전례없을 정도로 조직직이고 대 대적인 선전이 행해져미국내의 정치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 ‘소련의 군사우위’ 는 세기과인 대 (大) 사기라 이름붙여 마땅하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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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도유도탄의 숫자 등에 대해서는 어떤가?
답: 디스렐리 (Disraeli) 가 ‘거짓말에는 세 증류가 있다. 평범한 거짓말과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그것이다’ 라고 말했다는 것은 유명한얘기지만 키신저가 열거한 숫자에 대해서도 그것이 해당된다.
1965년의 소련의 대륙간탄도유도탄 보유수라고 제시한 2백 20기라는숫자를 검토해보자. 당시 미국은 몇 기의 대륙간탄도유도탄을 보유하고있었는가? 미국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이의 4배에 해당하는 9백 1기이다. 왜 키신저는 이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는가. 잠수함발사탄도유도탄은 어떠했나. 키신저는 소련이 1965년에는 극히 소수밖에 SLBM 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 시점에 4백 64기나 갖고 있었다.
- 그러나 경향으로서는 어떠했는가?
답: 내가 지금 인용한 미국의 숫자는 저 ‘미사일 갭’ 이라는 거짓구실아래 62년에 케네디 정권이 작수한 군사력 대증강의 결과이다. 이 대증강에 의해서 미국은 대폭적인 군사우위를 확보했고 이 때문에 소련은 미국과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몰렸던 것이다. 이것이 키신저가 비난하는 소련의 ‘현저한 군사력증강’ 의 이유이다.
1970년대에 소련의 대륙간탄도유도탄은 1천6백 기, SLBM은 7백 기이상이 되었지만 미국은 이로써 쌍방의 힘이 균형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이 숫자는 미 ㆍ 소 제 1차전략무기제한협정 (SALT I) 에 포함되었다. SALT II 에서는 소련측 미사일 수를 삭감해 쌍방의 운반수단 숫자를동수로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SALT II 조약이 비준되지 않았던 것은 소련의 책임이 아니다.
키신저의 발언에서 더욱 오해를 볼러일으키는 것은 소련의 ‘현저한’ 군사력증강에 대해 ‘미국은 이 사태를 시정하기 위해 이 렇다할 노력을하지 않았다’ 는 부분이다. 사실은 정반대로 미국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미사일의 개별목표재돌입다탄두 (MIRV) 화, 즉 1기의 미사일에 개별적인 목표로 유도될 수 있는 몇 개의 탄두를 탑재하는 시스템의 배치에 착수했다. 그 결과 미국이 보유한 탄두수는 2년마다 2배로 늘어나 SALT I 의 시점에서 미국의 탄두수는 소련의 4배에 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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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꿔 말해서 MIRV 화의 형태로 미국이 군사력증강을 꾀하고 있다 는 것은 SALT I 의 시점에서 이미 분명해졌다는 말인가?
답: 물론이다. 소련이 따라잡으려고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는 것을 미국은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키신저가 닉슨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보좌관으로 있던 1960년대 초 미국이 군비경쟁에서의 새로운 ‘대약진’ 을 개시했다는 사실을 그가 까먹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대약진’ 의 결과 미국의 ICBM 탄두수는 1960년대 말의 1천54개로부터 1970년대 말에는 2천1백 54개로 늘어났고 SLBM 의 탄두수는 같은 기간에 6백 56개에서 약 7천 개로 급증했다. 1970년대 초에 미국은또한 순항미사일, 트라이던트형 잠수함, B1 폭격기 둥 각종의 신형무기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그런데 몇년 전, 키신저의 기억력은 다소 좋아졌다. 가령 1978년에키신저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972년의 SALT I합의 후 우리는국방증강계획의 실시를 가속화했다. 기록을 점점하면 당시의 백악관은국방성으로부터 제출된 제안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방안만을 채택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약한 입장으로부터 소련과 교섭할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 (『Public Opinion』, 1978년 6-7월호, pp. 58~59.)
- 그러나 이러한 군비증강계획은 모두 대소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을 강화시키기 위한 ‘협상재’ 라고 설명되고 있는데ㆍㆍㆍㆍㆍㆍ
답: 만약 협상재료였다고 한다면, SALT 협상의 진전에도 불구하고이들 계획 가운데 한 가지도 중지된 것이 없는 까닭은 무엇인가? 당시협상재료로서 개발이 정당화되고 있던 미사일의 MIRV 화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은 SALT I협상에서 MIRV 화를 금지하거나, MIRV 화를 지연시키거나 하는 조항이 합의사항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심한주의를 기울였다. 나는 후에 키신저조차 이것을 후회하고 있었음을 기억한다.
여기서 당신이 코멘트를 요구한 키신저의 발언으로 되돌아가자. 그발언은 미 ㆍ 소간의 군사균형에 관련한 여러가지 사실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매우 오해를 초래할 발언임이 확실해진다. 키신저의 발언 가운데 픅하 악의에 차 있는 것은 그가 ‘전략적인 안정은 군사상 가치가 있다’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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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생각과, 양쪽이 취약하기 때문에 적어도 군비관리에서 일부 진전이있었다는 견해에 의문을 표시한 점이다. 만약 이 두 가지 점을 의문시하는 사고방식이 워싱턴에서 지지를 받고 나아가 발전되어서 그 나름의논리적 귀결에 도달할 경우, 이러한 사고가 실천에 옮겨지면 국제사회가 매우 음산하며 위험한 시대를 맞이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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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파의 논리와 동기
- 레이건 정권은 대소 군사우위의 달성에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생각하는가?
답: 그렇게 생각한다. 레이건 정권은 군사우위론을 진지하게 신봉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통령선거 때 공화당의 정책강령은, 군사적으로 세계 제 1의 지위를회복하는 것을 주요한 정책목표의 하나로 들었다. 레이건 정권의 고위관리는 군사우위회복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가령 와인버거 국방장관은 1981년 가을에『뉴욕 타임즈』 와의 회견에서 1950년대는 미국이 ‘어느정도의 우위’ 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발전한 시대’ 였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미국은 그러한 우위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고위관리들은 통상 ‘우위 (superiority)’ 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그 대신 ‘안전성의 폭 (margin of safety)’ 이라는 새용어를 만들어 냈다.
말할 나위도 없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군사우위는 전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도저히 실현될 수가 없다. 군사우위란 전략적 의의와 정치적의의가 없는, 끝없는 군확경쟁에 대한 백지수표나 다름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군사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 그렇다면 레이건 정권은 왜 군사우위의 회복을 부르짖는가?
답: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군사우위의 회복을 부르짖는 주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용인할 수 없는 의교정책을 내거는 다른 국가를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이다. 확실히 와인버거 장관등이 ‘매우 안전한 시대’ 였다고 일컫는 1950년대 이후 미국의 이 위협능력은 저하하고 있다. 그러나 이 1950년대에는 미국의 개입 내지 압력의희생이 된 나라들이 많았으며 이들 국가에 있어서 50년대는 매우 위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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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였다. 당사 미국은 멀리 떨어진 나라의 해안에 ‘자유회복을 위해’ 상륙하는 해병대원으로부터 핵무기고에 이르기까지 미국인이 말하는 이른바 ‘완전한 억지력의 사슬’ 을 갖고 있었다.
당시의 미국 지도자들은 만약 분쟁을 격화시켜도 미국은 그 과정을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몇 차례나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리고 적대국보다 휠씬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적대국보다 안전하며 그만큼 해외에서 위험스러운 장난을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안전성의 폭’ 은 없어져 버렸다. 미국의 매파는 이것이 미국의 힘이 저하한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매파가 ‘좋은 시대’ 에의 향수를 느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정책의 지침으로서 사용되기에는 너무나 기만에 차 있다. 도서관에가서 1950년대와 60년대 초 매파의 발언을 읽어보면 당시가 ‘매우 안전한 시대’ 였다는 인상을 받지 못할 것이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레이건 대통령을 백악관에 들여보낸 모체였던 우익그룹은 1950년대 말에 당시 아이젠하워 정권의 외교정책을 유약, 패배주의 등으로 비판하는 활동을 대대적으로 개시했었다.
미국의 우익은 당시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변화의 방향과 그 규모의 크기를 보고 흔란상태에 빠져 있었다. 미국은 이 변화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 ‘안전성의 폭’ 은 사소한 이익밖에 가져다 주지 못했다. 외교정책을 수행하는 수단으로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 바꿔 말해서 가령 미국이 대소군사우위를 회복하더라도 미국의외교정책에 대단한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답: 약간 유리한 입장에 서더라도 의미가 없다. 미국이 소련에 대해대폭적으로 유리한 군사적 입장에 서지 못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이 대소 군사우위에 서면 소련의 안전보장과 사활적 이익이 위헌에빠지기 때문에 소련은 절대로 미국의 군사우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말을 좀더 계속하면 미국은 과거에 향유했던 사소한 이익조차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세계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ㆍ 정치 ㆍ 사상 둥 군사 이의의 수단에 있어서도 상황은 변화하고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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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더구나 이 변화는 아무것도 미국측에 이익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계는 어떤 나라도 지배자나 세계질서의수호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 미국이 군사우위를 확보하려고 하는 주요 동기는 다른 나라를 위협할 힘을 획득하고자 하는 점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답: 그것이 동기의 하나라는 뜻이다. 그밖의 동기도 있는데 그 가운데는 전혀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도 포함돼 있다. 워싱턴의 일부 사람들은 미국이 군사우위를 달성해야 하며, 이것이 달성되면 이 지구상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바라는 힘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들은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특효약으로서 ‘레이거노믹스’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 도 믿고 있다.
미국이 군사우위를 회복하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이익과 정치력과 영향력 을 얻으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소련과 기타 사회주의국가들에게 경제를 피폐시키게끔 군사지출을 강요하려는 시도도 동기의 하나로서 들고 싶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군비경쟁의 배후에 있는, 감지하기가 훨씬 어려운 그밖의 몇가지 등기들을 지적하고 있다. 확실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 강화 노력은 현실과의 관련보다는 오히려 국내 분위기의 변화와 이 분위기의 변화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지도자들과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카터 전 정권 때에 백악관 참모였던 제임스 팔로우스 (James Fallows) 는최근 레이건 정권이 MX 미 사일의 생산 및 배치를 결정하자 ‘미니트맨을대신해 MX 를 배치한다는 국가의 “의지” 가 문제일 뿐이지 미사일 그 자체는 그만큼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국은 “국익” 이라는 용어보다는 오히려 “의지” 라든가 “기력” 이라는 용어로 정책을 정의하는 시대를 다시맞이했다’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1981년 12월 17일자, p. 31.) 라고 쓰고 있다.
나는 이것을 ‘늠름한 남자다움을 지향하는 요인’ 이라고 부르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이미 논의했다. 미국 군사력 증강이 초래할 위험성은 그동기 여부에 관계없이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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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줄 모르는 소련위협론의 근원
- 그러나 소련은 서방측에 군비증강과 전쟁준비를 강요하고 있다는비난이 있다. 그러한 비난 모두가 그릇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 다.
답: 왜 아니란 말인가? 전쟁과 선거의 해일수록 사람들은 거짓말을더 많이 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여기에 군비경쟁의 기간과 군비경쟁때문에, 라는 말을 첨가하고 싶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위협’ 이라고 지적하지 않고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매년 엄청난 군사비를 부담시킬 수있겠는가? 미국이 말하는 ‘소련의 위협’ 은 사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위협론은 1917년 혁명 이래 줄곧 그같은 기능을 수행해왔다. 소련은 군사적으로 약했던 시대에도 요괴취급을 받아왔다. 소련이 정말로강력해진 지금은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현재의 소련이강력하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으며 소련이 노력을 기울여온 확고한방위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부정할 생각도 없다.
- 실로 그러한 소련의 힘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있는 것은 아닐까?
답: 우선 첫째로 소련은 강력하지만 우위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도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들째로 그러한 공포는 소련에 강력한 군사력이 없었던 때조차도 과장돼서 표현되었다.
한 예로 제 2 차세계대전 직후의 상황을. 상기해보자. 당시 소련은 전쟁으로 지독한 피해를 입고 있었다. 이에 반해 미국은 한층 강력해지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세계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기 위해 핵무기를 독점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 히틀러의 초토작전 결과 1945년 당시 소련에는 핵무기의 제조를시작하는 것보다 더 긴급을 요하는 우선과제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답: 말할 나위도 없이 소련은 국력을 긴급한 다른 계획에 쏟아넣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미국이 힘에 의해 획득한 지위를 이용하기 시작했기때문에 소련도 대항하는 길밖에 없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냉전의 역사에 대해 논의할 때 언급했다. 소련은제 2 차대전 직후에 미국의 도전을 받았기 때문에 방위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으면 안되었다. 바로 여기에 군비경쟁이 시작된 진정한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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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아직도 우리에게 군비경쟁을 계속 강요 하고 성다.
- 미 국측은 그 정반대 로 말하고 있 다.
답: 그러 한 주장을 펴 는 사람들은 소련이 늘 미 국의 뒤를 쫓는 입 장 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미 국이 먼저 핵무기를 보유했 기 때문에 우리도 그것을 손에 넣지 않을 수 없었다. 핵무기를 운반하 는 수단도 미 국은 갖고 있 었으나 우리 에 겐 없었다. 따라서 소련은 스스 로 이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SLBM, MIRV, 순항미사일 등 주요한 전략무기체계의 거의, 대부분 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최초로 이러한 신무기를 도 입함으로써 소련을 뒤쫓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빠뜨렸고 소련을 새로 운 경쟁에 끌어들였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소련에 의해 초래되는 가공 할 군사위협 이 라든가 소련 의 소위 군사우위 등에 대해 소리 높이 떠 들어 댔다. 그러나 실제로 소련은 이들 두기체계 어느 것에 대해서도 미국에 5년 내지 10년이나 뒤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러나 ‘소련의 위협’ 문제가 이만큼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 괄목 할 만한 현상이라는 점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답: 공포라는 감정 이 지 닌 힘 은 크다. 정 치 가,특히 미 국의 정 치 가들 은 이를 잘 알고 있다. 트루먼독트린이 의회의 지지를 받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반덴버그 (Vandenberg) 상원의원이 트루먼 대통령 에 조언했다는 유명한 이야기를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위험하고 방대한 비용이 드는 군비경쟁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위정자들은 실제로 이러한 공포감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을 죽을 지경으로 공포에 떨게 만들어야만 비로소 수천억 달러나 되는 돈을 ‘방위’ 를 위해 손에 거머필 수 있는 것이마. 그리고 ‘소련이 쳐들어온다’ 는 말만큼 미국민들올 옐케 만드는 효과를 거두는 방법은 없다.
이 공포감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는 것 이 강력한 이 익집단이다. 그것 은 방위산업과 국방성, 그리고 관료기구와 학계, 언론계 등 방위산업 과 국방성 을 위 해 봉사하고 있 는 집 단들이 다. 이 러 한 이익 집단에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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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군국주의 (militarism) 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었다. 그들은 온갖 수 단올 동원해서 군국주의를 옹호하려고 한다. 이 칩단은 ‘소련의 위협’ 이라는 환영에 의해서 번영을 누리고 있다.
- 그러나 미국도 서방제국도 소련의 위협올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 하지 않는가? 소련은 미국과 서유럽의 도시들을 방사능을 띤 폐허 로 만들기에 충분한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는가?
답: 가공스년 파괴우기가 만들어져 그것이 공포를 블러일으키고 있다 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이다. 그러나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은 마국인과 서유렵 사랑들만이 아니다. 소련의 도시도 방사능올 딴 폐허로 변할 우려가 있다. 소련 국민들은 미국인이나 서유럽 사란들보다 훨씬 장기 간에 걸쳐 이 공포에 사로잔혀 왔다.
동서 양진영 사맙들이 함께 직연하고 있는 이 도착된 세계를 보라. 도시,문화와 예술의 유산, 안류운영이 자랑하는 모든 성과, 생영 그 자체와 똑같이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 그리고 자신들과 자손들을 포 함한 몇천얀 명의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표척이 되고 있는 것 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현실과 더불어 살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익숙해져서 이같은 상황이 도대체 어떤지조차 당각하기 시작할 정도이 다. 진정한 공포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이지 소련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식도 충분치 않다. 보다 많은 무기와 군 사비가 필요하다는 절규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은 이 러한 수법이 아직까지도 계속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 나 이 같은 상황의 부조리 함을 이 해하고,군비 경 쟁 을 요구하는 이 러한 절규가 수없이 되 풀이 되 어 마침 내 무의 미 해지고 말았음을 이 해하 기 는 그리 어 렵 지 않다. 또한 영 향력 이 큰 그룹이 군비 경 쟁 을 초래 할 위험성을 전혀 도의시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공포에 떨게 만듦으로써 이 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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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 제 를 왜 곡하는 군사비
- 군산복합체는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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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그렇다. 군과 군수산업은 미국에서 최대의 복합체로 확립되어 있 으며 수백만 명을 고용하고 연간 2천억 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외에 정권과 의회에도 이익대표를 파견하는 등 사회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물른 미국 국민들은 이 사실을 되풀이 들어 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군수산업은 여전히 국가에 공헌하는 애국적인 사업이라는 평 가를 받고 있다. 군수산업의 상품은 미국의 안전보장 그 자체이며 군수 산업이 이익을 올리는 것은 미국의 명예이며 위신이라는 것이다. 군비 경쟁에 의해서 군수산업이 얻는 금전적 이익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은 점잖은 시민의 할 짓이 아니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 이 익 의 측면은 은폐되어 있으며 침묵 속에서 간과되고 있다.
왜 냐하면 존 갈브레이 드 교수가 지 적 하고 있듯이 국민은 ‘미 국이 목 전의 경제적 이익의 댓가로 위험을 무릅쓰고 국가로서 자살을 꾀하리라 고는 생 각하지 않기’ (『Common Sense in U.S.-Soviet Relations』, 워 싱 턴, 〈동서합의에 관한 미국위원희〉, 1978년, p. 46.) 때문이다. 미국인은 진상규명 의 조사를 좋아하는 국민이라고 말해지고 있으나 군수산업 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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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갭」른이 탄생하기까지
- 군수산업 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는 무엇 인가?
답: 매우 방대한 돈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록히드사건과 같은 직접적인 증거도 있다. 록히드사건은 외국에서의 부정지불이었으 나 국내 에 서라고 다른 방법 으로 공작했을 리 가 있겠는가? 무기가격 이 상승하는 모습을 브라.『타임』지에 따르면 재래식 무기의 가격조차 인 믈레율을 몇 배나 상회하고 있다.
또헌 군수산업이 얼마나 무절제한 수단을 등원하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 다. ‘국가안전보장’ 이라는 명목을 이 용하고, 정부 및 언론제와의 관 계를 이용해서 무(無)로부터 ‘위협’ 을 날조해내고 있다. ‘미사일 갭’ 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기억해보자.
- 어떤 경과로 그것 이 만들어 졌 는가?
답: 1957년에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발사에 성공한 데 놀란 미국은 게 이더 (Gaither) 위원회라 불리우는 전문가 그룹을 설치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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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위원회는 2~3년 지나면 소련의 미사일이 조성할 위협은 미국에 있어서 ‘치명적이 될 것’ 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군사지출의 대폭증 액과 군사계획의 강화를 권고했다.
당시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 권고에 전면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았 다. 그러나 민주당이 그 점을 문제로 삼아, 1960년의 대통령선거에서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화당이 국방을 소홀 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케네디 의원은 선거운동기간 중에 미사일 갭 을 메꾸겠다고 여러 차례나 공약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 에 당선되어 백 악관에 들어 갔을 때 실정을 알았으면서도 미사얼 전력을 급속히 증강할 계획을 그대로 추진했다.
- 미사일 갭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인가?
답:갭은 있었으나 정반대의 것이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과학담 당고문이 었 던 조지 키 스차코프스키 는 ‘실제 로는 미 국측에 유리 한 미 사 일 갭 이 었다’(앞의 책, p. 59.)고 후에 증언하고 있다.
- 이 미사일 갭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었던가?
답: 내가 아는 한 그것은 예외 가 아니 다. 날조된 ‘소련의 위협’ 에 의 해 국민을 기만하고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서 어떠한 정부기관이라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정밀한 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가령 리처드 헬름즈는 최근 출판한 책에서 CIA가 국방성으로부터 집 요한 요구를 받아서 어 떻게 소련 미사일에 대한 직접적인 거 짓정보를 작성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거짓정보는 소련의 SS9미사일이 1960 년대 초기에 MIRV화되었다는 내용인데 이 추측은 머지않아 완전히 틀 렸음이 판명되었다.
그리고 SALT의 진전을 방해하기 위해 행해진 여러가지 정보누설 등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소련의 위협’ 이라는 환영 이 미국의 군사비를 결정하는 과정과 군사계획 의 일부로써 얼마나 깊숙이 심어져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 이러한 것은 모두 이익집단의 이익과 정치적 계산이 혼합되어 빚 어지고 있다.
답: 물론이다. 거기에 국민에 대한 기만도 섞여 있다. 해외에서 일어 나고 있는 일에 대해 국민을 속이고 국민에게 방대한 조사비를 부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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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고 또한 불필요하게 미국을 위기나 외국과의 분쟁에 끌어들이고 있는 당사자들은 아무도 어떤 이유에선지 지금까지 문책당한 적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1950년대 말과 60년대, 70년대 등 군사문제에 대해 중 요한 장기적인 결정이 내려진 중대한 시기에 정기적으로 국민들을 그릇 된 방향으로 인도했던 그룹의 일부 사람들이 아직 까지도 활약하고 있다. 이 들은 가장 권위있는 인물, 국민과 위 정 자가 귀 를 기 울이 지 않으면 안 될 ‘유식 한 사람’ 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중에 는 레이건 정권내에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도 많다.
아물든 나는 역사적인 사건의 배후에 음모가 있었다는 설(設)을 믿지 않는다. 대참사의 진정한 원인이 모두 음모였다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소련의 위협’ 이라는 신화와 군비경 쟁에 대해서는 그 배후에 하나의 음모가 있든가, 수많은 음모의 망이 펼쳐져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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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도 군산복합체가 있는가
- 미국에 약 30년간 생활한 결과 나는 이 나라의 군사관련 부문에 걸려있는 이익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소련에도 군비경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군산복합체가 존재하는 것 은 아닐까?
답: 미 국과 소련과는 사정 이 매 우 다르기 때 문에 등렬 (同列) 로 생 각해 서는 안된다. 더구나 본격적인 군비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군산복합체가 한쪽에만 있어도 충분하다. 제 2 차대전의 종결 이후 군비경쟁의 각라 운드를 개막한 것은 늘 미국의 군산복합체였다.
-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소련의 군수산업을 동렬시하려고 하는 것 이 왜 옳지 않은가?
답: 물론 소련에도 군부가 있고 방위산업도 있다. 그러나 소련의 방 위산업은 이윤을 추구하며 조업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서방제국의 군수 산업의 특징인 팽창주의적 충동이 없다. 더구나 서방제국에서는 경제의 수요부족 문제를 군사지출로 극복하려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소련경제는 그러한 경기부양책을 취할 필요도 없다.
- 그렇다면 소련에서 전차와 미사일이 제조되면 누구의 손에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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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가?
답: 노동자,기 술자, 공장관리 자, 설계 자 등이 다. 전차와 미 사일을 설계하고 제조한 사람들만이 급료를 받는 것은 틀림없다. 열심히 일하 면 보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트랙 터 나 수확기, 콤바인 또는 에 너 지 생 산이 나 우주의 평화적 탐사를 위한 고도가술제품을 생산해도 마찬가지의 급료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소련에는 실업자가 없다. 오히려 늘 노동력 부 족을 겪고 있다. 또한 공장에는 유휴설비가 없고 기계와 설비도 부족하 다. 따라서 소련은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증산하지 않으면 안된 다. 따라서 소련의 방위산업을 전환해 민수품 제조로 바꾸어도 소련 전 체에 있어서 유익할 뿐만 아니라 손해를 받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아무 도 없다.
사실 현재도 소련산업의 방위부문은 상당량의 민수품을 생산하고 있 다. 1972년 당시의 브레 즈네프 서기장은 소련 방위 산업 생 산고의 42% 는 민수용으로 돌려지고 있다고 언명했고 나아가 1980년 가을에는 방위 산업의 관리자들에 대해서 소비물자를 증산하는 동시에 방위산업의 연 구 ㆍ 개 발시 설을 좀더 민간부문을 위한 신기 술개 발에 돌리 라고 촉구했다.
- 현재 의 동서 양진영 의 군사지 줄을 비교하는 숫자가 있 는가?
답: 물론이다. 공식발표에 의한 미국의 군사지출은 1978~79회계년모 의 1천2백 78억 달러에서 81~82회 계년도에 는 2천억 달러 로 늘어 났다. 레이건 정권은 82~83회계년도에 2천6백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 에 대해 소탄의 군사지출은 1978년이 1백72억 루불(2백46억 달러)이며 82년도의 군사예 산은 1백 70억 5천만 루불(2백 43억 달러 ) 이 다.
- 그렇 게 큰 차이 가 있 다고는 도저 히 생 각되지 않는다. 소련 의 군 사비에 대해서 서방측에서는 상당히 다른 숫자를 들고 있음을 잘 알 것이다.
답: 소련 군사비의 상세한 내역은 공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차 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설명밖에 할 수 없다.
미국 군대는 지원제이지만 소련은 징병제 이다. 미국에서는 유능한 인 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병사들에게 상당한 급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 다. 미국 군사비의 약 절반은 급료 등 인건비이다. 미국의 병사들은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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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 달러나 5백 달러의 급료를 받고 있으나 소련 병사들은 담배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돈밖에 지불받지 않는다. 또한 징병제에서는 시민들이 물질적 보수를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무로서 병역에 임하기 때문 에 군대에서의 생활도 지원제의 군대와 비교할 경우 매우 검소하다. 또 한 소련의 방위산업은 제품의 가격을 교묘하게 인상하는 것 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요인으로서 지적해두고 싶다.
- CIA 는 현재 의 소련 군사비 를 1천8백 억 달러 선으로 추정 하고 있 는데ㆍㆍㆍㆍㆍㆍㆍ
답: 그것은 소위 ‘달러 모델’ 에 기 초해 서 산출한 숫자이 다. 디트로이 트 탱크제조회사에 소련의 탱크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똑같은 탱크 를 제조하는 데 어느정도의 비용이 드는지를 조회해서 산출한 숫자인 것이다.
- 디트로이트 회사에?
답: 믈린트(미 시 건주)이 든 어 디 든, 미 국의 탱 크제조회 사면 된다. 그리 고 이 견적액 에 CIA 가 추정 하는 소련의 연간 탱 크 제 조대 수를 곱하면 소련의 ‘진짜’ 탱 크 제 조를 위 한 군사지 출액 이 산출된다는 식 인 것 이 다.
그러나 이 계산에서는 소련의 탱크를 만들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제조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어찌된 일인지 망각되고 있다. 마찬가지 방법 으로 소련의 병력과 CIA 가 생각하는 병 력수에, 미국의 장병들이 받는 급료액수를 곱하면 역시 또하나의 수치가 나오게 된다. 논의를 진전시 키기 위해 동서의 군사비 에 대한 서방측의 추정액, 그것도 상당히 왜곡 되 어 있는 것을 이 용하더 라도 미 국과 NATO 가 묘사하고 있는 가공스러 운 구도는 따오르지 않는다.
일례로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의 군사비에 대한 데이터를 보자. 이 연 구소가 매년 발행하는 『밀리터리 밸런스(Military Balance)』는 앞서 언급 한 계산방식에 입각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1981년판에 따르면 19 80년에 NATO 제국은 군사목적으로 2천4백 10억 달러를 지출한 데 반해 바르샤바 조약기구 제국은 1천6백47억 달러이다. NATO 제국편이 1.5 배 가량 더 많이 지출하고 있는 것 이다. 또한 동측 편이 병 력 수도 적다.
소련의 공식숫자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한 NATO 제국의 정 규군 병 력 은 4백93만3천 명. 이에 대해 소련을 포함한 바르사바 조약기구 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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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 78만8천 명 이 다 (『Whence the Threat to Peace』, 1981 년, 모스크바, p. 7.). 일본과 중국의 병 력은 이 숫자에 포함돼 있지 않다. 또한 국제전략연 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핵전력에서는, NATO가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2. 2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동서 양진영이 취하려고 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도 현저한 차 이가 있다. 미국과 NATO 제국은 앞으로 몇 년 간이나 군비를 착실히 그리고 대폭적으로 증강시키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반해 소련은 현재로 서는 이를 뒤쫓지 않고 있다.
대 부분의 경 우 소련 에 대 해 지 극히 불공평 한 방식 으로 산출된 서 방측 의 숫자를 사용할 경우조차 쌍방의 군사력의 실태는 이러한 것이다. 이 숫자가 나타내듯이 소련은 불리한 입장에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의 군사력은 대체적으로 균형돼 있다고 생각한다. 미 국방성도 자 발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는 않으나 미소 군사력 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1981~82 회계년도 예산을 위해 의회에 제출된 국방보고는 ‘머국이 우위를 누리고 있던 시대가 지나간 지 이미 오래이지만 그 대신 현재는 균형 (미국의 열세는 아니다)이 존재하고 미소가 보유하고 있는 전략핵전 력은 거의 동등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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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냐, 무기생산이냐
- 자본주의 경제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항상 군사비를 자출할 필요 가 있다고 당신은 말했는데, 이는 미 ㆍ 소 양국 다같이 군사비 삭감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과 모순되지는 않는가?
답: 나는 군사비가 경제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군사비의 사용방법은 경제에 있어서 반드시 바람직스 럽다고는 할 수 없다.
군사붐은 경제의 한 부문, 즉 군수산업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활발하 게 만든다는 의미 에서는 ‘효용’이 있다. 경 제 전체에 대한 단기적 인 ‘파급’ 효과도 생길지 모른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진짜 이익 이 생긴다 면, 그것을 취 득하는 것은 무기제조회사이 다. 그러 나 경 제 전체는 이 즉효약에 의해서 악영향을 받았고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악화되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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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장기적인 전망은 한층 어두워지고 말았다.
경제가 군수산업에 의존할 경우의 폐해에 대해서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 때부터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소련 전문가들은 생각하고 있다. 1960 년대 말에 미국에서 벌어진 논쟁 의 결과, 방대한 군사비가 미국경제에 파멸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 전시예산은 인믈레 를 부채질했고 세계시장에서의 미국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미국의 실업가들 사이에서는 일본과 서독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베트남전쟁 때의 비정상적인 예 산배분에 있었다고 결론짓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소련의 전문가들은 방대한 군사비를 지출할 경우 그밖의 악영 향이 있음을 미국인 가운데 일부가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떠한 악영향인가?
답: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인들은 과학상의 발견이나 기술혁신의 측 면에서 미국이 다른 일부 국가들에게 뒤쳐지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미국의 가장 우수한 두뇌가 군수산업 에 흡수되어 그것을 위 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그 원인의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미 국의 기술자 가운데 3분의 1내지 5분의 2가 무기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바, 이 는 두뇌 의 낭비|이 다. 인플레 가 군사지출과 관련되 어 있고 군비 경 쟁이 인들레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고 있다.
레이건 정권의 미국재무장계획을 경제적 측면에서 분석해보면, 군비증 강은 미국이 안고 있는 경제문제를 한층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는 견해 를 강화시킬 따름이다. 가령 데이터 리소스사(社)의 조지 브라운(George F. Brown, Jr.) 부사장은 1981년 10월에 상하양원 경제합동위원회에서, 이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레이건 정권의 군비증강계획이 재정제도뿐만 아니라 미국의 산업생산력에도 심각한 부담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증언 했다.
또한 전미 (全美) 비지니스 이 코노미스트 협회 의 캐드린 아이크호프(M. Kathryn Eickhoff) 회장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는 민간부문의 확대와 근 대화를 위해서 방대한 투자를 해야만 비로소 외국과의 경쟁 격화에 대항 할 수 있을 터 인데 이 러 한 노력 은 군비 증강계 획 에 의 해 서 사실상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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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 있다는 것이다(『워싱 턴 포스트』, 1981년 10월 18일자).
또한 미국 노동계에서는 군수산업의 고용창출에 대한 견해가 변화하 고 있 다. 군수산업 은 점 점 비노동집 약산업 화하기 때 문에 같은 액 수의 돈을 투입 할 경 우 군수생 산부분이 아니 라 민간생 산부분에 투자하는 편 이 고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노동계에 확산되고 있다.
- 그 말을 들으니 네 덜 란드의 암스테 르담에 서 중성 자탄에 반대 하는 대집회가 열리고 있을 때, 캘리포니아주의 리버모어에서는 어린이들 이, 부친이 중성자탄을 생산하는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중 성자탄 제조를 지지하는 슬로건이 적힌 T 셔츠를 사 입 던 광경 이 기 억 난다.
답: 살인무기를 만드느냐, 아니 면 일자리 를 잃고 굶주리느냐 라는 딜 레마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비극이다.
확실히, 일자리가 마련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국방성의 정책여하 에 과우되는 지역이 미국 전역에 걸쳐 있다. 그라나 앞에서 말했듯이 동일한 금액 이라도 군수산업 보다 민간부분에 투입 하는 편이 고용이 증 대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군수산업 에 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조 직 한 일부 노조가 군수산업 을 평 화적 인 민수물자의 생 산으로 전환하라 는 요구를 지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군국주의를 대신할 정책을 요구하는 기운이 상당히 있다고 생 각한다. 물른 1980년대 에 들어 서 서 미국외교정 책 이 변 화했기 때문에 이러한 기층 시민들의 감정은 전보다 흴씬 더 두드러지 고 있다. 군사중심의 경계체제를 평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라고 주장하 는 것은 현재와 같이 미 국이 다시 전쟁 으로의 길을 걷기 시 작하고 있는 때에는 비애국적인 태도로 간주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군국 주와가 새로 부활했다.
- 미 국의 군사비를 방대 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GNP 내지 예산 전체 에 서 차지하는 군사비 의 바율이 가령 15년 전보다 감 소하고 있음은 당신도 잘 알 것 이다. 1960년대 말에는 GNP와 국가 예산에 서 차지하는 비율이 비군사비보다 군사비 쪽이 많았지만, 현재 는 역전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군사비 급증에도 불구하고 예산에 있 어 서 군사비 의 실질가치는 베 트남전쟁 전과 같은 수준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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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그 논법에 대해서는 결 알고 있다.
-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답: 우선 GNP 에 대 한 비 율부터 시 작하자. 근년의 미 국 군사비 는 GNP 의 5~6%로서 과거 의 9%라든가 13%보다 비 율이 작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GNP 의 6%라는 것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GNP 의 성장을 고려하면 같은 1%라도 매우 큰 차이가 있다. 6%라 한다면 말할 나위도 없다. 매년 국민총생산의 6%가 군사비로서 낭비되고 있는 것이 다.
예산을 보면 더 욱 확실해진다. 예산이라는 것은 반드시 그 전부가 그 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투입하 는 부(富)를 의미한다. 이 국가적인 문제에는 군사적인 안전보장뿐만 아니 라 사회 보장, 보건, 도시 문제, 환경 보호, 에 너 지, 기 초연구 등이 포함된다. 만약 이러한 부의 3분의 1 가까이가 군사목적에 사용되게 된 다면 지금 열거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힘은 현저히 약해지고 사회에 있어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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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책 후진국, 미국
-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예산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지 않는가?
답: 현재 미국에서는 군사비 증액을 예산상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되 들아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가령 1970년대 에 정 착한 군사비와 비 군사비 의 비 율이 유지 된다 하더 라도 사회 대 책 비 는 충분하고 군사비 는 불충분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베트남전쟁 이전의 수준과 현재의 수준을 비교할 경우, 매우 그릇된 결론에 이를 염려가 있음은 말할 나 위도 없다. 왜 냐하면 베트남전쟁 전의 기간은 결코 ‘평 상시’ 가 아니 었 기 때문이다.
당시는 냉전이 최고 절정에 달했던 때였고 ‘미사일 갭’ 에 의한 광란 상태 속에서 착수한 전략전력 의 대증강계획을 실시하고 있던 중이었다. 나아가 재래식 전력에 대해서도 2. 5전략, 즉 2개의 큰 전쟁과 하나의 작은 전쟁 에 동시 에 대처 할 준비 를 갖춘다는 ‘유연반응전략’ 에 입 각해 서 급속한 증강을 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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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비교를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실도 계산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사회가 필요르 하는 것이 늘어나기 때문에 군사비에 대해서는 항상 삭감을 요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 그리고 정부가 사회의 안정을 바란다면 이같은 사회적 필요를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 이다. 내가 말하는 사회적 필요라 하는 것은 에너지원의 개발, 환경보 호, 그리고 대다수 시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인 곤란을 돕기 위한 사회 복지 등을 가리 킨다. GNP 가 군사비 로 소모되 는 비 율이 큰지 작은 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요인과 압력을 모두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 다. 미국이 안고 있는 국내문제를 생각하면
그 해결을 위해서 넉넉할 정도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인상은 받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사회관련 지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답: 확실히 늘었다. 여기에는 1960년대 미국의 사회적 혼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거리로 뛰쳐나갔고 폭동이 일어났다. 60 년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적 불안이 잇따랐다. 사람들은 그때 까지 참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을 더이상 참으려고 하지 않았다.
사회 관련 비 의 지 출증가에 착수한 것 은 존슨 대 통령 이었 다. 확실히 ‘위 대 한 사회’ 계 획 에 는 미 사여 구가 많았다. 존슨 대 통령 이 이 계 획 에 서 미국이 당면한 사회문제의 개선을 호소했을 때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염두에 두었던 것도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한 더욱 깊은 동기가 깔려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예민한 정치감각을 지닌 정략가로서 존 슨은 사회문제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국내불안이 폭발상태에 이를지 모른다고 깨달았음이 분명하다.
- 그러 나 그 존슨 대통령 이 수십 만 명 의 젊은이 들을 베 트남의 수렁 에 보내지 않았는가?
답: 그렇다. 그리고 베트남전쟁은 ‘위대한 사회’ 게획을 좌절시켰으 며 존슨시대는 완전한 혼란에 빠졌다. 예산의 우선순위 변화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에 넣지 않으면 안 된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사회관련비 의 예산증액을 요구하는 소리 가 점점 높아지는 한편으로 베트남전쟁과 군국주의에 대한 반대가 거세어 져 미국 도처에서는 폭력적인 반대운동이 종종 벌어졌다.
닉슨 대통령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어디를 보나 군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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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삭감하고 사회관련비를 증대시키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 그러나 현재는 미국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어 버린 느낌이다.
답: 그렇다. 지금 군사비와 사회관련비의 비율을 다시 역전시키려고 하는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 미국정부는 군사비 증강에 대한 국민의 반 대를 완화시키는 데 적어도 2~3년 간은 성공했다.
그러나 카터, 레식건의 재무장계획이 진전됨에 따라 여론은 ‘버터 대 신 대포’ 의 정제에 둥을 돌리기 시작했다. 터무니없는 군비증강이 미국 경 제 를 심 각하게 손상시 킬 지 도 모른다는 우려 가 점 점 깊 어 지 고 있 다. 정부가 국내문제를 좀더 중시해야 한다는 국민의 압력은 약해지지 않았 다. 이전부터 존재하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대부분이 더욱 긴급한 문제로 되었으며, 새로운 문제도 발 생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국내문제에 눈을 감을 수도 없고 등을 들 려 달아날 수도 없다. 결국 사회정책에 관한 한 미국은 서방제국 가운 데 여전히 가장 뒤떨어진 나라의 하나이다.
-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믿 지않는 것이 현재의 워싱턴의 풍조이다. 그것이 레이건 대통령이 선 출된 이유의 하나가 아닐까?
답: 만약에 미 국의 보수파가 국민들 사이 에 있 는 인플레 반대 여 론을 사회정책의 전환에 대한 확고한 지지기반이라고 생각하거나 또한 국민 이 19세기 자본주의 내지는 적어도 뉴딜 이전의 자본주의로 되돌아 갈 것 을 보수파에 게 요구하고 있 다고 생 각한다면 이 는 진짜 중대 한 오해 라 고 생 각한다. 미 국 국민은 고인플레와 중세(重税)에 분명 분노하고는 있 지만 등시 에 정부가 착수한 특정 의 사회계획 에 대 한 지지는 70년대를 통해 높아졌다.
여기에 모순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시장에 있어서 경쟁의 논리가 창출한 불공평과 불공정을 시정 하는 역 할을 수행할 힘 이 있다. 그러 나 동시 에 정부는 재정을 정 비 하고 세금을 좀더 공평하게 부담시켜야 한다’라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요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민들은 정부에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것 을 기 대하고 있다. 일단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주었다면 아두 대상(代償)없이 그것을 도로 빼앗기란 지극히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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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광기의 타성
- 당신은 군비 경 쟁 이 국가안전보장을 강화하기 는커 녕 오히 려 손상 시킨다고 말했는데ㆍㆍㆍㆍㆍㆍ
답: 군비경쟁의 순수한 군사적 측면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다. 군비경 쟁이 초래하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군비경쟁 은 경제로부터, 즉 사회적 ㆍ 문화적 분야로부터 점점 거액의 돈을 흡수 하여 사회복지를 침식시키고 있다. 한 가정의 보호를 강화시키기 위해 비용을 들인 결과, 그 집이 파멸하고 만다면 그러한 보호의 강화에 의 미가 있을까 하는 딜레마가 여기서 생기고 있다. 무기의 증강과 신무기 의 개발이 정치적 안정을 뒤엎고 국가의 안전보장에 새로운 위협이 된 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한 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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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V, 연쇄반응의 도화선
- 한 가지 예 를 든다면.
답: 가장 적절한 예가 MIRV(개 별목표재 돌입다탄두)의 경우이다. 대전 력 (封戦力)공격 력 이 높아지 면 어 떤 문제 가 생 기 는가에 관해 서는 이 미 논의했다. 만약 어떤 나라가 선제공격으로 적국의 전략핵전력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파괴할 능력을 지니면, 이는 적국의 공포감이나 불안감 을 증대시킨다. 그리고 이는 적국으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는 유사한 대전력 공격 력을 보유하도록 부추기며 선제공격을 받더라도 잔 존할 수 있는 신무기를 개발해서 미사일을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는 태 세를 취하도록 만든다. 그 결과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대전력공격력은 탄두수를 대폭 증가시키지 않는 한 확 보할 수 없다. 왜 냐하면 핵 미 사일의 명중도와 신뢰 성은 100%라고 할 수 없으므로 상대방의 미사일 1기를 파괴하는 데는 1개 이상의 탄두가 필요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MIRV 가 등장하기 까지는 정 세가 안 정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대전력 공격력을 확보하려고 하더라도 상대방 이 증가시키는 미 사일과 같은 수만큼 추가하거 나 또는 상대 방보다 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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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추가하면 상대방은 대전력 공격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 국은 MIRV를 도입해서 상황을 급변시키고 말았다. 당시 소련에는 MIRV가 1기도 없었으므로 민국은 MIRV도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염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의 MIRV가 등장하자 미국은 주력 ICBM인 미 니트맨의 ‘취 약성 (Vulnerability)’ 에 대해 심각한 불안을 느끼 기 시 작, 신경 질적 인 반응을 보이 기까지 했다.
이러한 미국 ICBM의 대소(針蘇) ‘취약성’ 이라는 것이 SALT II 비 준에 반대하는 캠페인의 기둥이 되 었다. 또한 이 ‘취 약성’ 이 매우 위험 스럽고 양국의 안정을 교란시 킬 새로운 전략체계 인 MX 미 사일의 도입 - 그 배치를 둘러싸고 갖가지 기이한 방법들이 검토되었다 - 의 이 유는 아니라 하더라도 도입을 정당화시키는 구실 노릇을 하였으며 나아 가 탄도탄요격미사일 (ABM) 규제문제에서 미국이 방침을 바꾸는 구실로 도 이용되 었다. 바꾸어 말해서 MIRV는 미 ㆍ 소간의 전략적인 안정을 뒤 흔드는 일련의 사태에 불을 붙인 도화선 역할을 했다.
- 확실히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련 미사일의 투사증량 (throw weight) 이 미 국보다 크기 때문에 1980년대 를 통해 MIRV 화가 계 속되 면 소련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지적 하면서 미 국 ICBM 의 취 약성 에 대 해 깊은 우려 를 표명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적어도 MX 미 사일이 배치되 기 전까지는 소련이 상당한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답: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지상배 치 ICBM 의 취 약성은 소련의 위협 이 나 전략균형, 그리 고 SALT II 조약 비준과 관련하여 치 열한 논의 의 표 적 이 되 어 왔다. 그 문제 가 이 정 도로 감정 적 논의 의 대 상이 될 만한지 여부는 의문이다. 나는 그럴 만한 정도의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물 론 이는 문외한으로서의 의 견이며 군사전문가로서 의 견해는 아니 다.
- 당신은 왜 ICBM 의 취 약성 이 란 문제 를 중시 하지 않는가?
답: 이 문제 의 내 용을 검 토해보자. MIRV 가 등장해 탄두의 정 밀도와 파괴 력 이 높아짐 으로써 ICBM 은 기 술적 으로 보아 취 약성 이 증대 되 고 있는가? 물론 증대되 었다. 미국이 만약 이 취약성을 우려하고 있다면 MIRV 화 경 쟁 을 시 작하고, 먼저 대 전력 핵 전략을 채 택 하고, 탄두의 명 중도 향상에 착수한 것은 바로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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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ICBM 의 취약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소련측이 유리해졌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 주장은 그릇된 것이다. 신형 의 MK12A 탄두를 탑재한 미 니 트맨 III형 미 사일은 강력 한 파괴 력 을 지닌 대 전력 공 격 무기이 며 그 덕 분에 장래 는 아니 더 라도 현재 로서 는 소련 의 전략핵 전력 이 미국보다 한층 취 약해지고 있다.
장래에 대해서 말한다면 미국이 1980년대 초기를 특히 위험한 시기로 생각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미 상원외교위원회의 SALT II 비준심 의청문회에서는 미 ㆍ 소 양국의 미사일의 취약성에 대해 비교, 검토했 다. 그 때에 제시된 추정숫자에 따르면 미국은 소련 ICBM 의 60%를 파괴할 수 있으나 소련은 미국 ICBM 의 90%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 이 다.
그러 나 동시 에 청 문회 의 증언에 서 는 미 국의 ICBM 이 소위 ‘3지주’ (미국 핵전략의 3대 구성요소, 즉 ICBM, SLBM 및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 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소련이 전체탄두의 70%를 ICBM 에 탑재시키고 있는데 반해 미국의 ICBM 에는 전체탄두의 24%밖에 탑재돼 있지 않가 때문에 소련과 비교할 경우 ICBM 의 중요성이 할씬 낮다는 점 등이 강 조되었다. 따라서 상대 방의 전략핵 전력 을 파괴 하는 능력 을 비 교한다면 1980년대 초의 시점에서 소련은 이런 종류의 공격으로 전략핵전력의 22 %를 파괴할 수 있으나, 이에 반해 미국은 소련 전략핵전력 의 22%를 파괴 할 수 있다고 추정 되 었다(『SALT II 조약』, 제 96대 의회 미상원외 교위 원 회
청문회 제 3 부, 정부간행 물출판국, 워싱 턴, 1979년, p. 75.).
이상이 쌍방의 현보유 전력 하에 서 의 정세이다. 미 국이 MX 를 도입 한 다 하더 라도 미 국의 ICBM 의 취 약성 이 감소하는 것 은 아니라 - MX의 지 지 자들은 좀처 럼 이 런 말을 하지 않지 만 - 소련 ICBM 의 취 약성 이 증대하는 것이다.
또한 미 국이 계 획 하고 있는 트라이 던트 II형 (핵 잠수함발사미 사일, 사정 거리 약 1만 km, 탄두 7발)과 퍼싱 II형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사정거리 약 1천6백 km) 역시 중대한 대전력 공격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그런 데 퍼싱 II미사일이 서유럽 에 배치되 면 소련의 유럽지 역 목표에 대한 발사에서 도달까지의 경 고시 간은 겨우 5~6분으로 단축되 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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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의 취 약론은 의문
- 바꿔 말하면 미국의 ICBM 에 대한 ‘소련의 위협’ 론에는 근거 가 없다고 생작하는가?
답: 만약 소련이나 그 동맹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소련의 전략핵전 력이 그 보복으로서 미국에 소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손해’ 를 입힐 것임은 의문외 여지가 없다. 또한 미국의 ICBM 가운데 일정수를 파괴 할 물리 적 능력 을 소련이 가지고 있음도 확실하다. 그러 나 미국도 적어 도 동등한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런 의미에서 위협은 상호적이라 고 할 수 있다.
그리 고 상대 방의 ICBM 을 파괴 할 능력 에 관해 서 말한다면 미 국의 전 략계획은 이 능력의 대소우위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소 련이 이러한 미국의 대소우위 실현 노력을 저지하려 할 것이라고 상정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미국은 이를 싫어 하고 ‘소련의 위협’ 에 대해 새로운 편집광적인 발작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 그러 나 당신은 ICBM 의 취 약성 이 극히 중요한 문제 인지 여 부에 대 해 서 는 의 문을 표명 하지 않 았는가?
답: 그렇다. 다만 내가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단서를 붙여 그 렇게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취약성이라는 개념에 여러가 지 결함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취약성을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보아 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령 1천 군데 이상의 목표를 등시에 파괴하기 위해 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할 경우, 극 히 복잡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실험은 지금까지 누구도 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우선 실제로 발사할 경우, 미사일은 평소의 발사실험 때와는 다른 궤 도를 비행하는 데 이 궤도의 차이 가 미 사일의 명중도에 어 떤 영 향을 미 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음 이른바 ‘동지살해’ 의 문제가 있다. 맨처음 목표에 도달한 탄두가 폭발하면 그 충격에 의해서 뒤에서 날아 오는 탄두가 파괴되거나 코스를 이탈함으로써 목표에 도달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년가 하는 문제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서 전문가들은 설사 적국의 지상배치 ICBM 을 모 조리 파괴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로써 적국의 전략핵전력 을 완전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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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지상배치 ICBM 외에 SLBM 이 있고 전략폭격기도 있다.
SLBM 은 실제로 어떠한 현대무기의 공격으로부터도 살아남을 수 있 으며 전략폭격기는 극히 신속하게 이륙해서 반격을 가할 수가 있다. 미 국의 3지 주 전력 핵 전력 가운데 이 SLBM 과 전략폭격 기 라는 2개 지주는 핵전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소련의 제 1 격을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소련의 제 1 격을 받더라도 미국의 이 2개의 기둥은 아무 상처없 이 살아남아 보복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만된다. 여기에 몇 가지 덧붙일 생각이 있는데ㆍㆍㆍㆍㆍㆍ
- 계속 말하라.
답: ICBM 을 파괴 하는 공격 에 관한 시 나리 오나 공포의 상정 (想定)은 모두 상대방이 공격을 받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다리기 만 하고, 공격을 받은 다음에 야 바로소 행 릿과 같은 입 장에 빠져 도대 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물론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로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적국의 수천 개의 핵탄두가 자기 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정 보를 받은 정 부나 군사령 부가 대 전력 (對戟力) 공격 이 냐 대 (對)도시 공 격 이 냐를 확인하기 위해서 폭발할 때까지 한가롭게 앉아서 기 다렸다가, 이때부터 위와 같은 고통스런 생각을 되씹거나 지적안 연습에 열중하기 시작하리라고는 도저히 생 각하지 않는다.
- 그런데 대 전력 공격 과 대도시 공격 의 차이는 무엇 인가?
답: 대전력 공격은 군사목표, 그것도 주로 전략핵전력을 목표로 하는 공격이며, 대도시 공격은 도시나 경제력의 파괴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공격을 받고 있는 나라는 그 공격 이 대전력 인가 대도시 인가를 판단하 기 위해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보복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경우 보복공격의 목표는 그 시점까지 전부 비었거나 적어도 절반은 비 어 있는 상대방 ICBM사일로에 한정되지 않고 당연히 도시도 포함될 것 이다. 이렇게 해서 미사일의 응수는 서로의 대전력 공격에 한정되지 않 고 인류역 사에 종지부를 찍는 전면적 인 열핵전쟁 이 되 고 만다. 따라서 상대방의 ICBM 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획하는 자는 이러한 전면핵전쟁 으로 발전할 가능성뿐만 아니라 그럴 공산이 매우 높다는 점도 염 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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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 않으면 안된다.
이 점이 그러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자들이 범하는 오산의 핵심부분 이다. 적의 ICBM 을 선제공격하는 결정은 실로 전면핵전쟁을 개시하는 결의와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억지력이 기능하고 상대방 의 상식을 믿는다면, 상대방도 이같은 전쟁을 시작하려 하지 않을 것이 며 ICBM 의 취 약성 에 대한 우려 는 그 근거를 잃게 된다.
그러나 만약에 상대방이 손쉽게 전면핵전쟁 에 착수할 수 있다, 즉 국 가로서의 자살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억지력이 파탄했음을 의미 하며, 이 경우 ICBM 의 취 약성 문제는 더욱더 의미 가 없어지고 만다. 이러한 경우에는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서둘러 핵의 버튼을 누르 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면 전문가들, 적어도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미소를 띄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나로서 는 팔걸이 의자에 앉아 있는 이러한 전략이론가들이야말로 진정한 위협 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종류의 전략이론가들은 도저히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짜면서 여기에 의거해서 군비경쟁을 추진하고, 세계 의 공포, 불안정, 긴장을 증대 시 킬 구실을 짜내 고 있을 뿐이 다. 그들은 현실의 정책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현실정치 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초보적인 심리조차 무시 하고 있다. 그들은 재래식 전쟁이
어떤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자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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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한 힘에 대한 보상행위
- 전략아른가들에게 상당히 블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당신의 주장이 옳다면 그들의 취약성설은 틀린 것이며 따라서 무해 한 것이 아닌가?
답: 나는 기독교의 침례교파가 거의 미국의 국교가 되려고 할 때 성 서공부를 시작했다. 구약의 전도서에 다음과 같은 귀절이 있음을 기억 하는가. 거기에는 ‘지혜는 무기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죄인 은 많은 선량함을 파괴한다’ (전도서 제 9장 18절)고 씌어 있다. 전략이 론가의 시나리오는 새로운 공포를 낳고 상호간의 신뢰를 손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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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새로운 군비경쟁을 자극하고 일촉즉발성을 높여 전쟁의 위험을 증대시킨다.
- 전략문제의 논의를 중단시킨 것 같은데ㆍㆍㆍㆍㆍㆍ
답: 일반적으로 말해서 억지력에 대한 생각은 의자에 앉은 이러한 전 략이론가들과, 정치가나 분별있는 군수뇌와 상당히 다른 것 같다. 군부 수뇌에게 있어서는 자국의 수도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억지력 이 된다.
이 사실을 과거 에 지적한 사람이 맥조지 번디 (McGeorge Bundy) 였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가 그의 10대 도시를 잃는다면 어떠할 것인가? 뉴 욕, 워 싱 턴, 시 카고, 센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 뉴올리 언스, 흉스턴, 미 니애 폴리 스, 세 인트루이스가 소멸되 고 만다면 미 국은 어 떤 상황에 빠 질 것인가?
또한 마찬가지로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키에프, 스베르들로프스크, 바쿠, 타시 켄트, 민스크, 드네프로페 트로프스크, 고리 키, 리 가가 없 어 진다면 소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한 방대한 피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전쟁목적들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두 나라가 1백의 대도시를 잃어버리는 사태를 상정해보자. 이론적으 로 말하자면 잠수함 한 척만으로도 이만큼의 피해를 상대국에 입힐 수 가 있는데 두 나라가 축적하고 있는 핵 탄두수는 수천 발에 달하고 있다. 그럼 에 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핵 탄두를 좀더 많이 갖기를 원하며 최후의 전면대결을 목적으로 환상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해내려 하고 있 는 것이다.
- 그러나 소련도 사전에 설정한 목표와 시나리오에 따라서 군사계 획과 군비를 증강하고 있지 않은가?
답: 사실이다. 나는 그 상호작용에 대해서 이미 말한 바 있다. 미국 이 새로운 움직 임을 시작해 앞서 추진하면 소련이 이를 따라잡는 식의 패턴이다. 이는 군비경쟁의 광적인 타성이다. 두 나라가 축적한 목기는 어떻게 보아도 합리적으로 필요한 양을 훨씬 초월하고 있다. 군비경쟁 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경쟁은 계속될 것이며 전쟁 의 위협도 높아질 것이다. 이는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미국의 접근방법에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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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는 소련으로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최근에는 실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즉 신무기가 개발 축적 되고 새로운 전쟁준비 가 진행되 어 전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각각 전혀 다른 구실을 토대로 하며 전혀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 무슨 뜻인가?
답: 미국이 대소 군사우위를 획득하려고 주기적으로 벌이는 시도는 프로미 트 심리 학에 서 일컫는 대상행위(代償行爲)와 같은 것 이 되 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말하자면 미국이 최근 세계 각국과의 관계 에서 전능의 힘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서 그러한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 냐는 것이다.
- 수폭의 아버 지라고 일컬어지는 에드워드 델러 (Edward Teller) 박 사는 1980년에 핵전쟁 이 발생하면 승자는 절대로 소련일 것 이라고 주 장하면서 ‘카터 대통령은 어떻게 소련을 저지할 계획인가’ 고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서 같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 각되 는데ㆍㆍㆍㆍㆍㆍ
답: 델러 박사의 수폭을 만든 부모로서 의 기 분은 이해할 수 있다. 델 러 박사는자신이 만든 수폭이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데 대해 당흑스 러워 하고 있다. 그는 세계의 현상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점에서 당흑스 러워 하고 있는 것 같다. 협 박이 먹 혀 들지 않는 소련이 라는 나라가 있다 는 점이라든가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재미없을 것이다. 델러 박사의 경우는 도저히 구제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핵전쟁 에 대한 정상적인 대응은 한 가지밖에 없다. 즉 어떤 희생을 치 르더라도 핵전쟁을 방지하는 일이다. 핵전쟁을 우려하는 미국의 의사그 룹은 핵전쟁이 초래할 결과에 의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현재의 의학적 능력 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실로 그대 로라고 생 각한다. 유일 한 해결책은 마치 불치의 병에 대해서는 예방의학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듯이 핵적 쟁 자체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이들 의사는 강조하고 있다.
외교정책의 수단으로써 핵무기를 도입한 미국은 이 핵시대의 좌우명 을 주기적으로 회피하려고 애썼는데 요즘이 바로 그러한 시기에 해당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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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 미국 정부당국자에 따르면 소련도 방위상 필요한 한도를 넘어 군 비를 증강하고 있다.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실로 이 점인 것이다.
답: 소련은 전략무기와 재래식무기 양쪽을 가진 미국과 유럽에서의 미국 동맹국인 NATO 제국, 여기 에다 또하나의 동맹국인 일본이라는, 적 어 도 2개 의 잠재적 적 대국에 대처 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미국이 소 련의 입장에 처해 있다면 방위상 필요한 군비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 지 묻고 싶다.
한편 소련은 미국의 군비에 대해서 소런측에서 내린 평가를 제시하여 발표할 수 있으며 소련측의 평가가 보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군사계획의 규모와 방향은 방위상의 배려라는 점에서 설명할 수 없다는 인상이 소련에서는 강하다. 미국은 소련보다 원씬 많 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전력공격력 에 중점을 두고 전략 핵전력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소련의 국경 근처에 공격형 항공모함과 대규모의 수륙 (水陸) 양 용병력을 다수 배치하고 있다. 일반론으로 말해서 미국이 병 력의 절반 을 해외 에 주둔시키고 긴급전개 부대를 조직 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미 국의 군사방침은 미국이 해외에서 군사개입을 할 수도 있으며 핵두기의 선제사용까지도 불사한다는 사고에 입 각해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 다. 이는 매우 방위적인 자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이 동 서로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남북으로는 우호적 이고 군사적으로 약한 나 라들에 들러싸여 있는 둥 지정학적으로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 있음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방위상의 요건이라는 것은 밖에서 볼 경우와 안에서 볼 장 우와는 늘 다른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각자 자기는 좋은 사람이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굳게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좀더 일반적으로 말해서 특정한 나라를 지칭하지 않더라도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세계에 비축된 무기는 지나친 과잉상태에 있다는 점을 덧붙 이고 싶다. 이들 무기는 방위상, 안전보장상의 필요성을 훨씬 초월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소련은 그동안 군축을 제창해왔던 것이다. 또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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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과잉살륙능력에 대해서 말하자면 정치적 의사만 있다면 초대국 은이 능력을 포기할 수가 있다. 적어도 이 이상의 무기제조를 증지하 는 것은 중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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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0 은 현대화 갱신배치이 다
- 그러나 소련측이 병력 ㆍ 탱크 ㆍ 총포류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답: 잠깐만 기 다려 달라. 소련의 병 력 수는 NATO 제국보다도 적다. 탱 크수에 서 는 소련측이 NATO보다 많을지 모르지만 NATO 에 는 소련 보다 앞선 최신식 대(對)전차무기가 있다. 탱크수가 많다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소련당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바르샤바 조약기구군의 유럽 배치 탱크수는 보급소에 저장되어 있는 것을 포함해서 2만5천 대, 이에 대 해 NATO 군은 2만4천 대 이 다(『Whence the Treat to Europe』, p. 69.).
또한 포(砲)에 서도 소련측이 많다고 하지만 서방측 분석 에 따르더 라 도 자주포와 전술핵무기 에 서는 NATO 가 우위에 있다. 불균형 한 부분이 있음은 물론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 체적인 균형, 대등성, 동등성 (그 밖에 어떤 용어를 사용해도 좋은데)이 존재한다. 이것은 소련뿐만이 아니고 서방의 많은 전문가들과 정치지도자들이 거엽 확인해온 사실이다.
- 동서간 전체의 군사균형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유럽에서의 균 형을 말하는 것 인가?
답: 둘 다를 말하는 것 이 다. 물론 서 방측에 는 이 두 가지 의 균형 에 대 해서 다른 견해도 있으나 브라운 전 미녹방장관과 슈미트 전서독수상, 그리고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 등에 의한 보다 권위있는 분석을 언급하 고 있는 것이다.
- 그러한 분석에는 유럽에 배치돼 있는 SS20 등과 같은 핵미사일도 포함되어 있는가?
답: 물론이 다. 가령 국제 전략연구소는 NATO 가 유럽 의 중거 리 핵 전력 (INF)에 대해서 결정을 내릴 당시, 유럽에 핵의 균형이 존재함을 확인 하고 있다(『Air Force』 1979년 12월후. 또한『Military Balance』 1979~80년, 국제전략연구소, 런던). 또한 폴 도티 (Paul Doty)의 로버트 메츠거 (Robert Metzger)라는 2명 의 유명 한 전문가도 사정 거 리 6백 km 이 상의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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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대체적인 균형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 소련이 소련 서부에 SS 20을 배치했기 때문에 큰 소란이 일어나 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왜 긴장완화의 성과가 한창 나 타나고 있 던 시 기 에 SS 20의 배 치 를 고집 했는가?
답: 소련의 SS 20 배치로 서방측이 큰 소란을 피우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지금까지 다양한 ‘소련의 위협’ 에 대해서 이러 중 저러쿵 소란을 떨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즉 이 러한 대소동은 NATO 의 새로운 군사계획을 정 당화시키 려는 욕 구로부터 빚어졌던 것이며 이번 경우는 미국의 퍼싱 II미사일과 지상발 사순항미 사일의 배치 계획을 정 당화시키 기 위해서 인 것이 다.
SS 20은 낡아버린 소련의 중거리탄도미사일과 교체시키기 위한 것이 다. 이 들 낡은 미 사일은 서 방즉에 서 는 SS 4, SS 5라고 불리 우는데 20년 전에 도입된 것이기 때문에 이미 시대에 뒤떨어지고 말았다. 이 점을 주의 하기 바라지만, 브레 즈네프 서 기 장이 매우 진지 하게 설명 했던 바와 같이 SS 20의 배 치 에 의 해 사 유럽 에 배 치 된 소련의 중거 리 미 사일 총수 는 늘어 나기 는커 녕 오히 려 약간 줄어 들었다. 왜 냐하면 소련은 SS 20을 1기 배치할 때마다 낡은 미사일1기 내지 2기를 철거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NATO 전문가들은 SS20의 도입을 단순한 미사일의 현대 화로만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많은 서방측 전문가들도 이 의 견에 동의 하고 있다. SS 20은 성능 등의 면에 서 상위급 (superior class) 에 속하는 신형 미 사일로 추측되 고 있다.
답: 만약 소련이 20년 전에 도입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미사일을 새롭 지도 않고 성능도 향상되지 않은 미 사일로 교체했다면 서방 전문가들은 무어 라고 말했을까. 문제 의 핵심 은 SS 20이 수행 하는 역 할이 전혀 바뀌 지 않았다는 점이다. SS 20은 사정거리로 말하자면 SS 4나 SS 5와 마찬 가지로 미국에는 미치지 않는다. SS 20은 전역미사일이지 전략미사일이 아니 다. 이는 미 국이 서유럽 에 갖고 있는 전진기지 체계와 미국의 핵둥 맹국인 영국 ㆍ 프랑스가 갖고 있는 다수의 미사일과 핵적재 항공기에 대 항하기 위한 것이다.
즉 미국은 서유럽 제국에 핵무기 운반수단 약 1천6백 기를 보유하고 있는 외에 장거리미사일을 적재한 잠수함을 배치하고 있고, 나아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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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해 와 북대 서 양상의 항공모함에 핵 무기 를 탑재 한 항공기 를 대 기 시 켜 놓고 있는데, 그 어느것도 소련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1960년대와 70년대 에 영국은 핵잠수함을 4척 건조하여 SLBM 64기를 배치했으며 프랑스는 핵잠수함 5척에 SLBM 80기를 배치한 외에 지상 배치 미사일 18기를 보유했다. 소련의 중거리미사일은 이들 핵무기에 대한 억지력 역할의 수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NATO 측도 퍼싱표와 순항미 사일을 배치하는 이유로서 똑같은 설명을 하고 있다. 그들 역시 미 사일의 현대화와 균형 의 회복을 위해 서라고 말하고 있다.
답: 실태를 잘 검토해보면, 같은 이유가 아님을 곧 알게 될 것이다. NATO 의 신형미 사일은 새로운 역할,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 다. 왜 냐하면 소련 본토 깊숙한 곳에 까지 도달할 능력 을 갖고 있기 때문이 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준에 따르면 NATO 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신형미사일은 미 ㆍ 소 본토 이외의 전역 (戰域)에서 사용되는 단순한 전 역미 사일이 아니라 전략미 사일이 기도 한 것이 다. 동시 에 이 신형미 사일 은 SALT조약의 규제대상에 포함되 어 있지 않다. 이 것만으로도 새로 운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 NATO 미사일 현대화 계획이 미 ㆍ 소의 전략두기 협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인가?
답: 그렇 다. SALT II 조약에 따르면 소련은 전략핵 무기 위 발사장치 를 2백 50기 감축하여 미국의 발사장치와 동수로 한다는 것이 었다. 미 국은 1972년 이 래 양국의 발사장치 를 동수로 하자고 강력 히 주장, 양측 은 미사일 1기 단위라고는 할 수 없어도 10기 단위로 논의를 거듭해왔 다.
소련은 당초 미 국의 전진배치 미 사일도 계산에 포함시켜 야 한다고 주 장했으나 최종적으로는 SALT II 조약에 합의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SALT II 조약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전략미사일을 새로이 6백 기나 배치 하려 하고 있다. 소련에 있어서 소련의 본토를 겨냥하는 미사일이 어디 서 부터 발사되 었는지, 즉 몬태 나주나 노드다코다주로부터 인지, 아니 면 서독이나 네 덜란드로부터 발사되었는지는 관계가 없는 일아다.
실제로는(서독에 배치되는) 퍼싱 II는 발사로부터 목표도달까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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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소련에게 있어서는 사정이 더욱 나빠진다.
또한 SALT III를 협상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쌍방이 등의 하고 있는 바와 같이 앞으로의 협상에서는 전략무기 의 삭감, 아니 대폭 적인 삭감까지 논의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소련은 전략무기 의 수를 감 축해야 하고 미국은 미 니트맨과 SLBM, 지상발사순항미사일의 배치를 계 속한다고 하면 소련은 어떤 태도르 이 새로운 협상에 임해야 좋겠는가?
- 그러한 점이 미국의 신형미사일의 생산과 유럽 배치에 반대하는 주요 이유인가?
답: 그렇다. 좀더 부연설명을 하고 싶다. 이 신형미사일 배치는 새 로운 군비경쟁의 시작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 신형미사일은 미국 본토 의 안전을 위협함이 없이 서유럽이라는 지역적 수준에서 소련과의 핵전 쟁을 벌일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미국이 품도록 함으로써 정세를 극히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요컨대, 유럽에 있어서의 핵억지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며 서구 제국의 안전보장을 강화시 킬 수 있는 무기 가 아닌 것이다. 오히 려 그 반대로 안전보장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우스티노프 국방상의 지적대로 신형미 사일을 배치하는 잠다운 이유는 ‘유럽 의 안전보장에 대한 우려가 아니 라 미국이 대소침략을 감행할 경우, 미 본토에 대한 소련의 보복공격 능력을 감소시키자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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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선전보다 진의 를
- 새로운 군비경쟁이 시작되면 유럽에서건 세제적 규모에서건 그것 으로 인해 안정도가 높아지리라고는 결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소련은 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방지 하기 위해 어떻 게 할 것인가?
답: 소련이 군비경쟁의 새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뿐만 아 니라 유럽에 있어서 진정한 군축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소련이 INF 문제를 협상에 의해 해결할 용의가 있음은 1979년 12월 NATO 의 신미사일 배치계획결정 이전이나 또는 그 이후에도 되풀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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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표명해왔다. 소련의 입장은 소련공산당 제26차 당대회 (1981 년 2월~3 월)와, 그 후 브레 즈네프 서 기 장의 수차례 에 걸친 언명, 그리 고 1982년 제 네 바에 서 의 INF 삭감교섭 에 제 출된 소련 의 제 안 가운데 에 서 구체 적 으 로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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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을 비핵지대로
- 소련 입 장의 주요한 점은 무엇인가?
답: 무엇보다도 우선 소련은 유렵 전역을 비핵지대화하고 싶다고 생 각한디. 따라서 단순히 중거리미사일뿐만아니라 전술핵무기도 유럽으 로부터 철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소련은 서방제국이 이러한 근본적 인 해결책에 응할 용의가 없을 경우에 대비해 별도의 광범한 제안을 하 고 있다.
소련 측 제 안에 따르면 쌍방은 1990년까지 중거 리핵무기 를 현재 의 약 1천 기 로부터 3백 기 로 삭감하게 된다. 철거 되 는 두기의 대 부분은 폐 기시키기로 하고 소련측에서 폐기하지 않는 부분은 서유럽에 미치지 않도록 우랄산맥의 등쪽으로 이전한다. 충분한 검증절차도 확립한다. INF협상에서의 진전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소련은 SS 20의 배치를 중지했으며 배치제한의 합의에 앞서 중거리탄도탄(IRBM)의 일부 철거를 개 시 했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레이건 대통령이 1981년 11월에 제안한 이른바 ‘제로 옵션 (zero option)’ 을 고집 하고 있다. 이 제로옵션은 기 묘한 제 안 이 다. 소련측은 제로로 하고 NATO 측에 는 새로운 선택 의 폭을 주자는 것 이다. 레이건 제 안에 따르면 소련은 중거 리 의 신형미 사일도 구형미 사 일도 전부 폐 기 하지만 NATO 는 신규배 치를 하지 않을 뿐이 고, 이 미 배 치되어 있는 핵전력은 영 ㆍ 불 양국의 핵전력 인 비행기와 미 사일을 포함 해 그대로 손대지 않고 남겨두게 되어 있다.
또한 미국이, 특히 유럽 주변에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자제할지 여부도 전혀 확실치 않다. 그리고 레이건 제안은 소련이 유럽 뿐만 아니라 극등에 배치한 중거리미사일도 일방적으로 삭감하도록 요 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미 사일 배치기한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시간여유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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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고 있다. 미국이 제네바에서의 협상을, 절박하고 위험스런 군비경 쟁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를 이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서유럽 반핵운 동의 점증하는 정치력을 냉각시키려는 방책으로써 이용하려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소련이 1981년 초에 중거 리 미 사일 배 치동결을 제 안한 데 대해 NATO 가 이를 거부한 것은 의미를 알 수가 없다. NATO는, 소련이 이미 배 치를 개시하고 있던 SS 20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이 에 대항해서 미국의 신형미 사일을 83년 이후 배 치할 계 획을 결정 했다고 주장했다. 소련은 1981년 초 INF 문제에 대해서 협상 중에는 쌍방 모두 신형미사일의 배치 를 자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것은 사실상 소련의 일방적인 배치자제 조 치이며 소련만아 영향을 받는 제안이었다.
그렇다면 왜 NATO 는 이 러 한동결제 안을 거 부했을까? 이 의 문에는 하나의 답변밖에 발견할 수 없다. 즉 미국은 이 동결이 실시되면 유럽 의 긴장이 완화되 어 NATO 의 재무장에 방해 가 될 것을 두려 워한 나머 지 동결은 장애 가 된다고 보았으며 지금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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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론가들의 창조적 공론(空論)
- 그래서 당신도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가?
답: 미국만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NATO 공동체’ 에 속하는 서유럽 제국도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미하원의 스대 프로 군사 ㆍ 정치문제 전문가인 프레드 카플란(Fred Kaplan)은 유럽 에 미 사일을 배치한다는 NATO 결정의 단서를 추적한 결과, ‘유럽 ㆍ 미국 합 동구회’ 라는 영향력 있는 소수의 조그만 전문가그룹에 이르게 되었다. 이 그릅은 미 국의 매 파로 알려 진 알버 트 월스테 터 (Albert Wohlstetter) 가 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 던 서독, 영국, 노르웨 이 둥 NATO 제국의 콘설턴트 전문가들도 참가 하고 있었다. 이 그룹이 우선 당시의 슈미트 서독 수상을
설득하여
슈 미트 수상이 1977년 10월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 카터 미국 대통령은 즉 각 여기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New York Times Magazine』, 1979년 l2월 9 일, pp. 46, 47, 55.).
- 이 그롭은 어떤 판단에 입 각하고 있 었 을까? 신형미 사일의 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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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배치 결정을 지지하는 중요한 논거는, 서유럽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이 신뢰할 수 있는가 없는가 라는, 음양으로 제기되는 의문이었 다. 미 ㆍ 소의 전략핵전력 이 거 의 균형 되어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유 럽에서 전쟁 이 일어 날 경우 미국은 소련에 대해 전략무기를 사용할 것 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 의문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답: 우선 미 국의 새 중거 리미 사일이 배 치되 더라도 미 국의 핵우산을 둘러싼 상황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 이다. 만약 이 중거 리미 사일(미 국의 미사일이라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이 소련본토를 공격한다면 소련은 그 미사일이 발사된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보복공격을 할 것 이 다. 와이 오밍주로부터 발사된 경 우와 마찬가지 로 미국에 보복한다 는 것이다.
둘째로 이러한 의문은 유럽에 재래식 전쟁은 물론이고 핵전쟁을 벌여 도 인류의 대량살륙으로는 발전하지 않는다는 전적으로 터무니없는 생 각으로부터 생기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팔걸이외자에 앉아 있는 전략이론가들의 창조적인 공로(空論)의 세계, 현실과 동떨어 지고 상식을 결여한 지 엽말단적 인 전략론의 세계와 부딪히 게 된다. 문 제는 이 지엽말단주의가 단순한 정신활동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유럽 의 핵전력, 재 래식 전력 의 증강을 정 당화하는 근거로써 사용되 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단 유럽에서 전쟁이 개시되면 대량살곡을 초래할 현대무기가 사용되는 세계전쟁으로 반드시 발전할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다. 이 점에 대해서 말하자면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사용할 핵무기 는 중거 리 두기 내 지 전술무기 에 한정 해 서 전쟁 을 ‘국지 전쟁’ 의 범 위 내 에 한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만큼 터무니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한 생 각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답: 물론이다. 왜냐하면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분쟁은 가령 전 술무기만을 사용하는 전쟁 이라 하더라도 전면전쟁, 즉 완전히 전략적인 전쟁 을 의 마하기 때 문이 다. 유럽 에 서 핵 무기 가 ‘극히 한정 된’ 형 태 로 사용될 경 우에 도 2천만 명 이 사망할 것 이 라는 시 산(試算)이 이 미 1960 년 대에 나오고 있었다. 만약 전쟁이 이 한계를 벗어나 확대될 경우, 그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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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좀더 커지는데,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상자는 적어도 1억 인에 달할 것 이 라고 한다 (Alain Enthoven, Kenneth Smith 공저 . 『How much Is Enough?』, 1971년, 뉴욕, p.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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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의 문턱’ 을 낮추는 중성 자탄
- 최근 몇년 간 유럽에서는 중성자탄이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성자탄은 전반적인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답: 사람은 살상하지만 건조물 등 자산은 파괴하지 않는다는 이 무기 의 도덕 적 측면은 차치 하더 라도 중성 자탄, 즉 방사능강화두기 (FRW)를 반대 하는 주요 논거 는 두 가지 이 다.
하나는 이 신형무기가 새로운 군비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하 나는 ‘핵의 문턱’ 을 낮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중성자탄 개발 의 배후에 있는 목적은 서유럽 제국민들에 대해서 유럽에서 전쟁이 일 어 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더 라도 유럽 제국과 그 국민들에게 엄청 난 위험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납득시키자는 것이다.
- 중성자탄 지지론 가운데 하나로, 이것이 유효한 것은 방위적인 목 적에 사용되는 경우뿐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는데ㆍㆍㆍㆍㆍㆍ
답: 중성자탄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하게 논의되었는데도 그러한 생각 을 아직도 되풀이하는 철면피 같은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성자탄은 그 본래의 기능적 성질 자체로부타 판단할 때 다른 어떤 핵 무기보다도 공격적인 무기 이다.
레 이 건 대 통령 이 중성 자탄의 대 량생 산을 개 시 하기 로 결정 한 배 경 에 는 건물이 밀집해 있고 인구가 과밀한 유럽에서도 핵전쟁은 생각할 수 있고 수행할 수 있다는 상황을 한층 진전시키려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 다. 한걸음 나아가 소련과 전 세계에 대해 미국이 유럽에서의 핵전쟁 도 불사한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이러한 정치적인 측면은 제쳐놓고 엄밀한 기술적인 의미만 보더라도 중성자탄은 결코 방위적이라고 할 수 없는 성격의 무기이다. 중성자탄 은 탱크에 대해서 효과적이지만 마찬가지로 방위진지에 대해서도 효과 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것은 마을의 도로를 부서진 쓰레기더미로 메 꿈이 없이 주민은 물론이고 그 마을을 방위하고 있는 병사들을 전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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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수가 있다. 다리, 고속도로, 비 행장을 파괴 함이 없 이 그 방위부대 만 을 살해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중성자탄에 의해서 발생하는 방사성 낙하물은 통상의 원 자탄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격측이 어느 지 역을 점령 하려고 할 경우에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강하개 느끼게 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을지 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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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성들의 발언록
- 소련측이 말하는소위 ‘소런의 위 협’ 의 문제로 말머리를 돌려 보자. 최 근 미 국에 서 는 소련의 민간방위 계 획 에 대 해 서 다양하게 언급되 거 나 화제에 오르고 있다. 소련의 계획은 매우 방대하고 치밀하기 때문 에 소련은 핵 전쟁 이 일어 나더 라도 ‘감당할 수 없을 정 도의 손해’ 를 받지 않고서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되고 있다.
답: 미 국과 네 덜란드나 그밖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소련에 도 민 간방위계획이 있다. 그러나 소련에는 민간방위에 의해서 핵전쟁이 고통 이 없는 것이 된다든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든가, 불가피한 사상 자와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소련이 민간방위에 기 대를 걸고 있다면 ABM 을 규제하는 조 약에 합의했을 것인가?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미국 상원의원 그룹이 1979년에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소련군의 참모차장아 상세히 설명했 다. 그 당시 회담에는 나도 참석했었는데 소련측이 상원의원단에게, 소 련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군사비의 약 0.1.%를 민간방위계획에 지출하 고 있다고 설명한 점을 분명히 기 억 하고 있다.
사실 때에 따라 민간방위에 지나친 열성을 보이는 측은 오히 려 미국 이다. 1960년대 초가 그랬으며 지금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 국 국내 를 여 행 하면 방사성 낙진 대 피 소(Fallout Shelter) 의 표시 가 눈 에 많이 된다. 소련에서는 그러한 표시와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소련의 군사적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서 새로운 민간방위 히스테리가 일어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지 모른다. 이러한 계획은 팬타곤 의 자금으로부터 방대한 금액을 받아들여 무익한 일에 써버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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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
그번데 소련의 민간방위에 대한 회한한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 퍼지고 있 다. 조지 키 건 (George Keegan) 소장은 이 문제 에 서 가장 활말히 움직 이고 있는 사랍 가운데 하나이다. 퇴역할 혜까지 공군 정보부장이었던 그는 그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의 상상과 날조한 이야기를 정보활동으로 업수한 자료인 것처럽 꾸였다.
- 키건 소장은 과거 나에게 소련 정부가 미국 국민들에게 풀어놓은 가장 위험한 선천원은 바로 당신이라고 말한 척이 있다.
답: 키건 소장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사랑을 속이는 반소(反蘇)선천 의 유력한 대변자 가운데 하냐이다. 때운에 그러한 영가를 들어도 기분 이 좋을 따름이다.
- 얘기가 마침내 미국의 장성들의문제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의 정 치에 군부가 수행하는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미국의 장군들을 말하자연 이들은 키건 소장과는 천혀별채의 운 제이다. 우선 한마디로 장군이라고 해도 개성윤 제각기 다료다. 일부 의장군들에 대해서 소련은 양국이 동맹국이었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기 억하고 있다. 제 2 차세계대천 이후에도 건천한 정치척 견해를 피력하 고 있는 장군이나 제독이 상당히 많다.
1970년대 에 냐는 제임스 개 언 (James Gabin) 장군, 브렌트 스쿄우크로 프트 (Brent Scowcroft) 장군, 록얄 앨리슨 (Royal Allison) 장군, 조지 밀러 (George Miller) 제 독, 진 라로크 (Gene LaRoque) 제 독 및 노옐 게일러 (Noel Gayler) 제독 둥과 대화하거나 세미나에서 동석하거나 할 기회가있었마. 의견이 대립되었던 점이밚았음은 당연한 일이지만 나는 이 장 군들에게 문자 그대로 깊은 존경심을 품고 있다.
가령 리처드 M. 엘리스 (Richard M. Ellis) 장군 (미 천략풍군사령판)이 ‘장래에 거는 최대의 희망은, SALT 에 의해서 우선 천략무기의 제한에 합의하고 이어서 군사력의 상호삭감을 실현하는 일이다. SALT합의의 대안이라는 것은 받아들알 수 없다’ (『Arms Control Today』 제 8 권 9호, 19 78년 10월, p. 5.) 라고 기 술하고 있는 문헌을 발견했는데 이러 한 발언에 대해서는 오직 칭찬할 따름이다. 또한 맥스웰 테 일러 (Maxwell Taylor) 창군, 매튜 리지웨이 (Mathew Ridgway) 장군 등의 견해의 일부도 주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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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 나 미 국의 장군들을 하나의 칩단으로 논의 하고 군수뇌 전부가 수 행하는 역할을 펑가할 경우 장군들은 미국 군산복합체의 중요한 구성요 소가 되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군사독재국가는 제쳐놓고 미 국과 같이 장군과 제독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여론과 의회와 정부 에 이만큼 큰 영향력을 마치고 있는 나라를 달리 떠올리기가 어렵다. 미국이 역사장 그토흑 많은 대천쟁올 실제로 치루지 않았다는 점올 생 각하면 이러한 전통이 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의 하냐는 냉전시래에 천형척으로 나타난 바와 같이 미국의 외교정책이 압도적으로 군사적 경향을 며고 있었다는 첨에 있다고 생각 한다. 따라서 1960년대 말 이후 냉천이 완화됨에 따라 국방성과 장군들에 대한 신뢰가 약해져온 것은 천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베트남 천쟁의 결과, 전쟁과 평화, 국카안천보장이라는 문제에 대한 장군들의 판단에 대해서 일반 국만의 의문이 강화되었다.
미국 국만은 전쟁이 장군들에게만 맡기거에는 너무나 중대한 문제라 는 민중의 지혜를 다시 상기하게끔 되었다. 그러냐 미국은 최근 새로운군국화 (mi1itarization)의 시대에 들어가고 있어 상황은 또다시 바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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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들의 위험한 역할
- 그렇다연 소련의 장군들은 어떤가?
답: 냐는 소련의 장군들올 애우 존경하고 있다. 그들은 진살로 냐쁜 천쟁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당신의 견해에 따르연 미국 장군들뿐만 아니라 ‘팔걸이의자에 앉 은 천략이론가들’ 과 당신이 이름붙안 만간의 군사천문가들도 역시 위 험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듯이 생각되는데ㆍㆍㆍㆍㆍㆍ
답: 그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항은 나뿐만이 아니다. 이들 천략
이론가들이 군비
경쟁, 미국의 군사사상을 이만픔 위험한 방향으로 발천
시커는 데 기여했음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기여언가 하는 점에 대
해서는 이러한 천략이론가의 한 사람인 허먼 칸 (Herman Kahn)이 ‘우리
는 핵전쟁율 좀더 합리척안 것으로 만들고 싶다’ (P. Dickson,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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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ks』, 뉴욕, 1971년, p. 106.) 고 말한 데서 그 본질이 극히 선명 하게 드러나고 있다.
- 그러한 민간전문가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들의 이름을 들어보기 바란다.
답: 이름을 댈 수는 있으나 대지 않겠다. 이들 전문가들 가운데는 지 금 정부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후회 하고 마음을 고쳐먹어 무엇인가 훌륭한 행동을 함으로써 과거 의 과오를 씻으려 한다면 얻 마나 좋겠는가. 그런 일은 지난 날에도 실제 일어났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와 이름을 열거함으로써 그들을 선전해주고 싶지는 않다.
- 그러나 그것은 비판하기 위해서이지 선전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답: 그 점은 아무래도 좋다. 미국에서는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이름이 나서 지명도가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로 간주되고 있다고 들었다. 유일 한 예외는 사망기사라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다른 그륭의 일을 지적하고 싶디. 1970년대 초에 군사문제, 군비문제의 유력 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그룹이 미국에 출현했다. 이 그륭은 군비경쟁을 억 제하고 전쟁의 위협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입 장에서 공공연히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잘 들어주기 바라지만, 이 사람들은 군사전문가라는 자격으로 발언했다.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전까지도 등일한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들은 때로 존경을 받긴 했으나 군사상의 기술, 전략, 정책 등의 분야에 는 사실상 전혀 문외한이었고, 이들 분야에서 가장 신뢰 받고 있는 전문 가들로부터 반박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 인 학식의 점에서 의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지지론을 전개한다 면 이같은 상식적인 주장이 더욱 신뢰 성을 높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 그룹에는 대통령의 과학기술담당 고문이었던 조지 키스차코프스키, 국방성의 허버트 요크 (Herbert York)와 잔 로덜 (Jan Lodal), CIA 의 허 버트 스코빌 (Herbert Scoville)과 아더 곡스(Arthur Cox), 군비 관리 군죽국 의 조지 라드젠즈(George Rathjens) 및 볼프강 파노프스키 (Wolfgang Panofsky), 리처드 가원(Richard Garwin), 버너드 멜드(Bernard Feld),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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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티 등 저명한 과학자가 가담하고 있었다.
- 미국 해군의 가장 저명한 간부의 한 사람으로 닉슨 정권 시대의 해군작전부장이었던 엘모 줌월트(Elmo R. Zumwalt) 제독은 소련의 고 르시코프(Gorshkov) 제독이 놀랄 정도로 단기간에 소련 해군을 증강시킨 사실을 나에 게 인상깊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다. 잠수함을 예로 들면, 고르시코프 제 독이 잠수함을 다수 건조한 결과, 소련 해군의 잠수 함은 이제 미 해군의 3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답: 최근 미국의 유명한 전문가인 월리엄 카우프만(William W. Kaufmann)이 이 불균형에 대해 분석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우선, 소련의 잠수함은 대부분이 구형에다 디젤식이며 4함대로 배치돼 있는데 그 가운데 흑해, 발틱 양 함대는 지리적 인 이유로 미국의 해상교통로를 위협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2함대 도 미국의 해상교통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함이 대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좁고 위험한 해협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쓰고 결론적으로 람수함을 수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우려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이러한 비교분석 작업에 충분한 기본데이터조차 되지 않는다’ (Joseph A. Pechman 편, 『Setting National Priorities: Agenda for the 1980s』, 브루킹즈 연구소, 워싱턴, 1980년, p. 286.) 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미국의 동맹국의 해군력을 계산에 넣지 않더라도 미국 해군은 지금까지 세계최강이었으며 현재도 최강이라고 나는 확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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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이 배 우려의 대상인가
- 그러나 소련은 해군력을 증강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였다 고 생각하는 사람이 서방에는 많다.
답: 소련의 해군력 이 증강된 것은 틀림 없다. 그러나 소련의 해군력이 어느 시점의 수준, 가령 제 2차세계대전 직후의 수준에 머물러 있어야 만 한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더구나 소련의 해군력 증강의 배경 에는 침략적인 의도는 물론이고 아무 악의도 없다.
소련은 긴 해안선을 방위하지 않으면 안된다. 소련에 있어서 해안선 의 방위는 점점 지상명령아 되고 있는데, 그것은 소련과 대결하는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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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 특히 미국의 해군이 대형 항공모함의 기동부대나 다수의 해병대 부 대, 상륙용 함정 등으로 구성되어 분명히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 문이다.
해군력의 이들 분야에서 미국은 소련에 대해 상당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일부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미국은 이러한 해군력의 대부분을 소련의 해안 가까이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 그러나 소련 해군과 그 잠수함도 공격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소련 해군은 서방제국에 있어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교통로를 단절시킬 수가 있다.
답: 교통로를 단절할 능력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것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공격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방위의 일부일 수도 있다.
내 가 이해하는 한 NATO 제국은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보급물자는 대서양을 건너 수송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이러한 보급계획에의 대항조치를 사전에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소련측에서 볼 경우 전쟁을 거는 것은 서방측밖에 없으브로 소련이 이러한 대항조치를 강구하는 것은 순수하게 방위적 인 것이다.
- 인도양에 대해서는 어떤가?
답: 교통로라는 점에서 말한다면 인도양은 소련의 동부와 서부를 연결 하는 유일하게 믿을 만한 루트로서, 미국에 있어서의 파나마운하에 못 지 않게 소련에게는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인도양은 소련 의 사활적인 교통로이며 그 안전보장의 확보를 소련은 강력히 원하고 있다.
- 그러나 서유럽, 미국, 일본이 페르시아만안 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석유는 인도양을 거 쳐 수송되기 때문에 서방족에 있어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이 교통로에 위험을 조성하는 것은 아닌가?
답: 그러한 서방측의 우려를 수없이 듣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서방제국이 실제로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가 없다.
만약 전면핵전쟁이 일어날 경우의 교통로 확보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러한 우려는 실로 탁상공론이다. 전면핵전쟁이 일어나면 교통로 문제는 전혀 무의미해지고 만다. 발을 절단한 사람에게 신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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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걱정하는 것과 같다. 평화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 또한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느날 갑자기 소련이 서방측의 유조선을 격침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단 말인가? 서방측이 대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면 서방측도 소련의 유조선을 공격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서방측이 이 교 통로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 소련에 있어서도 인도양은 중요한 보급로이기 때문에 소련도 이 해역에 해군력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편으론 주장하면서 미 해군의 증강이 서방측의 교통로의 안전을 강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까닭은 두엇인가?
답: 서방측 교통로의 안전에 관해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석유의 공급 문제를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유전과 파이프라인을 폭격해서 불바다로 만들고 파괴시키는 것과 같이 군사력을 사용해서 해치울 수 았는 일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것은 최 근의 이란 ㆍ 이라크 전쟁이 증명했다.
그러나 군사력으로 석유가 생산될까? 대답은 ‘노’ 이다. 중동, 폐르시아만 제국으로부터의 석유의 계속적인 공급을 보장하는 유할한 길은 이 지역에 평화를 실현하고 이 지역 국가들의 내정에 쇠부에서 간섭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이들 제국과 공정하고 대등한 관계를 수립하는 일이 다.
당신의 질문 가운데 인도양의 소련 해군력에 관한 부문에 대해서 말 하자면 나의 앞엣 발언은 인도양에 있어서 소련을 포함한 어떤 외국군 의 존재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소련은 인도 양에 있어서 의국군의 존재를 가장 엄격하게 규제하는 데 찬성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구체적인 협상을 했으나 결국 미국의 사정으로 그후 동결되고 말았다.
1980년 12월에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페르시아만안 지역의 비군사화에 대해 구체적인 새 제안을 내놓았다. 그 제안에는 이 지역에서의 외국기지의 철폐, 핵무기 배치 금지, 통상 둥을 목적으로 하는 교통로에 대학 간섭금지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서방측이 진심으로 석유공급과 해상교통의 확보를 우려하고 있다면 이 제안에 좀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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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했을 것 이다.
소련은 해상에서의 군비경쟁을 금지하는 문제에 대해서 좀더 포괄적 인 제안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자국의 영토 이외에 해군력을 항 구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항목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서방측 이, 이런 종류의 문제와 군비경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대화에서 소련 을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소련의 위협’을 대대 적으로 선전하는 대신 소련의 진의를 시험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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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깝고 안전한 길
- 각종 군축협상의 현상(現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답: 1979년 이전에 시작한 미 ㆍ 소 양국의 협상은 거의 모두가 사실상 의 동결상태에 있다. 이는 최근의 미국의 정책면경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이며 정책변경 내용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 또다시 미국을 비난하는 것같다. 미국을 옹호할 의사는 없지만 왜 소련측에는 같이 비난 받을 점이 없는 것일까? 협상대상의 복잡성 에 기 인하는 곤란도 있는 것이 아닌가?
답: 그러한 곤란이 존재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때로는 그것이 협상의 방해가 되고 새로운 마찰의 원인이 되기까지 한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곤란이란 최신기슬의 복잡성 에서 발생하는 문제, 검 증 둥에 수반하는 문제, 그리고 지리적 ㆍ 정치적 정세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 둥이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러나 중요성이 가장 덜한 것은 아니지만, 장기 간의 긴장으로부터 야기되는 상대방에 대한 의혹도 큰 문제이다. 또한 협상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평가함에 있어서 실수를 범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소련이 좀더 잘, 그리고 효과적으로 일을 추진했으면 좋았을 경우가 과거에 몇 차례나 있었음을 솔직이 시인할 용의가 있다. 이러한 곤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지만 이것이 문제의 중심은 아니다.
최대의 문제는 소련측에서 보는 한, 미국과 NATO가 여전히 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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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우위를 추구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최근 군비경쟁에 박차를 가 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러한 정책을 취하면 협상을 성공시켜 군비제한 의 합의를 성립시킬 여지는 없게 된다.
그 책임을 모두 소련이 져야만 할 것인가? 물론 소련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소련은 이 지상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또한 독립국가로서의 존속을 희망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다. 소련이 미국의 군사우위를 허용하지 않고 군사균형과 대등한 관계를 주 장하고 있다고 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소련이 미국과 미국의 서방측 동맹국의 우세한 군사력 에 굴복, 그들의 온정을 구걸하지 않고 일방적 인 양보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받고 있다.
서방제국은 소련의 이러한 태도를 중대한 과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 만, 아무리 설득한다 해도 소련은 이러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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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권 3대에 걸친 SALT
- 그러한 견해는 매우 단정적이고 독선적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중 요한 미 ㆍ 소협상을 들어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답: 물론 좋다. SALT협상부터 시작해보자.
SALT의 가장 최근의 합의는 1979년 6월에 조인되었으나 미국은 자 금까지 이 합의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그 책임은 소련, 특히 아프가니스탄 사건에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의 미 국에 서는 대통령선거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1979년 중에 비준을 끝마쳐야 한다는 것이 유력한 의견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질 않았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정부에 있다. 왜냐하면 첫째 미국정부는 쿠바에 여단 규모의 소련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사이비 쿠바위기를 일으켰고 이어서 이란의 대사관 점거사건이 일어나면서 SALT조약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령 아프가니스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SALT II조 약이 80년 중에는 비준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문 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SALT II의 협상이 7년 동안이나 걸린 책임은 미국측에 있다. 만약 그만큼 지연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엔 SAL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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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SALT IV의 협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카터 정권의 정책이 그토록 일관성이 없고 모호하지만 않았더라 도 SALT II조약에 대한 상원의 비준심의는 그토록 허다한 분규를 수반 하지 않았을 것이다. 1977년의 시점까지만 하더라도 그러한 분규를 예 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 그리고 소련은 지금 1980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SALT II조약을 폐기시키거나 적어도 재협상에 회부하겠다고 공약한 새 정권을 상대로
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있다.
답: 레이건 정권의 둥장으로 우리는 다시 새로운 사태를 맞이했는데, 여기서는 미국 정제의 일관성아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련측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소련은 SALT II조약을 타결사키기 위 해 성와를 갖고 닉슨, 포드 양 공화당 정권, 그리고 카터 민주당 정권 둥 3대에 걸쳐 협상을 해왔으며 현재도 이 조약을 훌륭한 내용의 합의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인 이후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어 요구되고 있다. 부속의정서의 유효기간은 이미 지나가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의정서에서 합의를 보았던 내용에 대해서는 새로운 결정이 필요하다.
SALT I조약은 기한만료로 실효되었고, SALT II조약은 비준되지 않고 있으나 두 나라는 아직까지 두 조약을 준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 한 상태를 영구히 계속할 수는 없다. 무엇인가 유효한 공식합와를 체결 하지 않으면 안된다.
- 다시 한번 SALT II로 말머리를 돌리면, SALT II의 협상에서는 소련보다 미국측이 크게 양보했다는 견해가 미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ㆍㆍㆍㆍㆍㆍ
답: 그러한 견해는 오직 SALT II반대파 가운데에서만 널리 퍼져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실제는 어떻다고 보고 있는가?
답: SALT II조약은 쌍방이 똑같이 양보한 결과 성립되었다고 생각 한다. 소련의 국익 이라는 관점에서 말하자면 좀더 유리한 조약이 성립 될 수도 있었다. 이는 미국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이다.
이러한 조약을 체결할 경우 쌍방이 서로 양보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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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러한 조약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훨씬 낫다. 소련에 있어서도, 미 국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이 점| 미 국방성조차 인정하고 있다. 세계 전체의 안전보장에 있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다.
SALT 의 과정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 인지가 종종 망각되는 경우가 있다. 일국의 안전보장을 해침이 없이 전략핵전쟁과 전략계획을 삭감 내지 제한할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양보가 아니라 이익이며, 패배가 아니라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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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재개안(再開案) 의 내실
- 레이건 정권은 1982년 4월에 전략무기를 둘러싼 협상의 재개를 제안했다. 이 번에는 전략무기를 단순히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련은 이 제안의 내용을 통렬히 비판했으나 협상재개에는 응했다. 미 ㆍ 소 양국은 현재 어떠한 자세로 이 문제에 임하려 하고 있는가?
답: 미국이 협상재개를 결정한 것 자체는 레이건 정권의 정책이 건전 한 방향으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소련은 레이건 정권에 대해 오래전 부터 협상재개에 응하도록 촉구해왔다.
레이건 대통령은 협상의 명칭을 종래의 SALT(전략무기제한협정)로 부 터 START(전략무기감축 협정)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명칭에 대해 논 의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 이유는 특히 소련은 지금까지 늘 전 략두기를 감축하는 접근방법을 환영하는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만 약 SALT II 조약이 비준되었더라면 소련의 미사일은 현재 보다 2백 54 기나 적어졌을 것이며 미국도. 34기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또한 양국은 SALT II 조약 조인 때의 합의에 따라 쌍방의 전략무기를 대폭 삭감하기 위한 SALT III를 개시,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에 있었을 것아다. 그런데 지금 양국은 명칭이야 어찌되었든 재개된 협상 에서의 상대방 입장을 들러싸고 보다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점에서 미국측 제안의 내용은 실질적인 합의를 성립시키겠다는 표 면적인 발언과는 어긋나게 일방적으로 미국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에 드먼드 머스키 전 국무장관은 이 제안을 ‘군축의 이념을 포기하고 두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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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대소 군사우위의 추구를 은밀히 겨냥한 제 안’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1982년 5월 14일)이라고 규정했을 정도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미국은 양국의 전략무기 구성이 다르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해서 스스로의 전략핵전력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채 현상을 유지하면서 소련의 주력인 지상배치ICBM의 전력을 대폭 삭감시킬 수 있는 제안을 하고 있다. 만약 소련이 미국측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소련은 지상배치ICBM탑재 핵탄두의 절반 가까이를 삭감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미국은 핵장비잠수함대 가운데 시대에 뒤 떨어진 일부만을 삭감시키면 되고, ICBM의 수를 오히려 증가시킬 수 도 있다. 또한 미국이 수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는 전략폭격기에 대해서 는 전혀 손을 대지 않도록 되어 있다.
미국측 제안에 따르면 미국은 최신의 제 1 격 무기체계인 트라이던트 II형 미사일, MX미사일, 신전략폭격기, 그리고 전략순항미사일을 자유롭게 개발 배치할 수도 있다. 바꿔 말해서 미국 제안은 소련에 대해서 일방적인 군축을 강요하고, 소련이 지금까지 투입한 군사비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에 미국의 군 사력 증강마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제한도 가하지 않고 있다.
- 그러나 미국은 소련의 ICBM 이 전략적인 안정을 해치는 가장 심 각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들어 그 삭감에 중점을 두는 것이 정당하다 고 주장하고 있다.
답: 그러한 논의는 통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논의의 근저에는 명중도 가 높은 ICBM 이 대전력 공격 또는 선제 제 1격에 적합한 대 대해, SLBM과 전략폭격기, 순항마사일은 주로 제2격, 즉 보복공격용이라 는 오래된 미국의 개념이 깔려 있다.
그러한 개념은 1960년대에 생겨났는데 정확한 계산의 결과라기보다는 그 시점까지 미국이 구축해온 전략핵전력 에 합리적인 이유를 붙이기 위 해서 생겨난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이 놓여 있는 전략지정학 적 위치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며 또한 미국 육 ㆍ 해 ㆍ 공군 간의 격렬한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소련은 이러한 미국의 개념을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 들일 수 없다. 소련은 역사가 다르고 전략지정학적인 위치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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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과는 다른 무기체계를 갖고 있으며 군의 구성도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련이 대 전력 공격력에 의존하거나 선계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게다가 억지력으로서도 ICBM 이 SLBM 보다 열등하지 않음은 간단히 증명될 수 있다. ICBM 발사기지와의 연락은 잠수함과의 연락보다 훨씬 확실하다. ICBM 을 공격하는 것은 상대방의 영토를 공격하는 것이며 전면핵전쟁을 개시하는 거나 다름 없을 것이다. 선제공격을 계획하는 자 는 이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ICBM 의 취약성이 높으면 경보즉시발사전략(launch-on-warning option, 적의 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경보를 받으면 적 미사일의 비행 중에 자신의 미사 일을 발사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선제공격을 계획하는 나라는 적국이 경보즉시발사전략을 취할 가능성을 결코 부정해서는 안되며 이 점에 의해서도 역시 억지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SLBM과 전략폭격기의 능력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미국의 방식과 는 다른 평가를 내릴 수가 있다. 가령 분쟁이 재래적인 비핵전쟁의 형 태 로 시 작될 경우, 적의 ICBM 을 공격하기 보다는 핵적재잠수함에 공격 을 집중시키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잠수함공격은 적의 영토를 공격함이 없이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문제가 있다. 즉 전략폭격기가 경계태세에 들어갈 경우 기 지에 대한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 피난하고 있는 데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명중도가 높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전선에 접 근 중에 있는지를 어 떤 방법으로 적측에 구별시킬 수 있을 것인가이다. 그런데 미국에는 전 략폭격기에 대한 이런 종류의 계획이 실제로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국의 핵전략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이 지, 소련의 핵전략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소련은 제 1 격이 나 한정 핵 전쟁이라는 개 년을 비도덕일 뿐만 아니라 전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 이러한 개념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나는 개인적으로 시간이라는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이건 대통령 자신도 유레카 (Eureka) 대학에서의 연설에서 미국 제안에 입각해서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의 기간 동안 두엇이 일어날 것 인가. 무제한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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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계속되는 추격
- 레이건 대통령은 SALT II 조약의 조항을 준수하겠다고 말하고 있
다.
답: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그렇다면 왜 조약 자체를 비준하지 않는 가? 또한 SALT II 조약에는 전략상 결정적 의미를 지닌 극히 위험한 군사계획 이면서도 규제대상이 되고 있지 않은 것도 몇 가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은 이러한 군사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전력을 기 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소련으로서도 무언가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1982년 6~7월의 제 2회 유엔군축특별총회에 보 낸 메시지 가운데, 미 ㆍ 소 양국이 협상을 벌이는 동안에는 전략핵무기 를 동결하자고 제안하고 모든 핵보유국에 대해 소련의 예를 따라 핵무기의 제 1 사용 포기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 것은 실로 이러한 이유에 서였다.
브레즈네프 제안이 실현되면 문제점이 해결되고 진지한 협상이 시작 될 가능성이 열릴 뿐만 아니라 긴장을 완화해서 협상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극히 부정적인 반응밖에 보이지 않았다.
- 그러나 미국은 그 이유로서 소련이 군사우위에 서 있음을 들었다.
답: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 이미 논의한 대로 미국의 진정한 동기는 전혀 다른 데에 있다. 미국은 우선 자신들의 군 사우위를 실현하고 그런 다음에야 소련과 진지한 협상을 벌이기를 원하 고 있다. 그들은 ‘힘의 입장에서의 협상’을 벌이기를 바란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 점을 솔직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약한 입장에서 협상에 응해도 좋다는 자가 있을까. 이것은 소 련이 다시금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이는 다시 지국방성에 불쾌감을 안겨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 다. 그리하여 이러한 쫓고 쫓기는 놀음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아니 좀더 있음직한 일은 무제한의 군비경쟁의 결과로 군사적 충돌이 필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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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일어날 때까지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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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읍션은 균형을 무너뜨려
- 제네바에서 진행중인 또 하나의 협상인 INF 감죽협 상에서도 양국
의 입장은 여전히 크게 벌어져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 ㆍ 소 양국이
모든 중거리 미사일의 배치를 중지하자는 ‘제로 옵션’ 을 제안했다.
소련은 이 제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답: 그것은 당연하다. 전략무기 협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련은 중 거리 핵전력에서도 일방적인 삭감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제토 읍션’ 제안에 따르면 소련은 모든 중거리 미사일, 즉 신형의 SS 20과 구형의 SS 4, SS 5를 폐기하지 않으면 안된 다. 그런데 NATO 측은 영국 ㆍ 프랑스의 핵전력과 미국의 현존하는 전 진배 치 핵 전력은 그대로 놓아두고 서유럽의 신형미사일 배치계획만을 중지하면 되는 것이다.
유럽의 중거리핵전력은 대체적인 균형을 미루고 있다. 제로 옵션은 .이러한 균형을 NATO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크게 붕괴시키고 만다. 또 한 미국이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유럽의 주변해역에 배치할 가능성도 남겨 두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 게 되면 NATO 는 더욱 유리해진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덧붙이자면, 레이건 제안이 극동지역 의 핵전력도 일방적으로 감축하도록 소련에 요구하고 있는 점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극동지역의 핵전력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서 협상은 해야 되지만 유럽의 전략적 균형과는 관계가 없다.
- 결국 유럽은 핵무기로 가득차게 되는 셈이다.
답: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소련은 유럽을 비핵지대로 만드는 것을 찬 성하고 있다. 중거리미사일과 전술핵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를 상호주의의 원칙에 입각해서 유럽대륙으로부터 철거해야 한다. 그러나 서방측 에서는 이러한 진정한 제로 옵션의 제안에 즉각 응할 용의가 없기 때문에, 소련은 중거리미사일을 우선 1985년까지 현재 의 3분의 2로 삭감 하고, 나아가 1990년 까지 현재의 3분와 1로 삭감한다는 2단계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유럽으로부터 철거하는 미사일의 대부분은 폐기하지만 그 나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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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 산맥 동쪽으로 이전한다. 우랄 동쪽측으로부터는 미사일이 서유럽 에 도달하지 못한다. 또한 소련측 제안에는 준수상황을 검증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 비엔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부유럽병력감측협상 (MBFR)은 어떤가?
답: 이 협상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소련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1978년 6월의 시점에서 서방의 입장에 상당히 양보 하는 제 안을 했다. 그 제안은 서방측 대 표로부터도 매우 건설적이 라는 칭찬을 들었다.
그후 소련은 유럽의 통상전력에 대해 탱크 1천 대와 병력 2만 명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초치를 취했다. 또한 1980년 여름에 동구제국은 미국이 병력을 1만3천 명 삭감하면 소련은 다시 2만명 삭감한다는 새 제 안을 내놓았다. 80년 가을에도 바르샤바 조약기구 제국은 적극적인 제 안을 했으나 NATO 측은 응답하려 하지 않았다.
- 바르사바 조약기구군의 병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NATO는 바르샤바 조약기구군이 공칭 숫자보다 15만을 상회하는 병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병력수에 대해 쌍방의 주장에 이러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합의는 달성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답: 우선 병력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말하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NATO 측은 1973년 이래 합의달성의 필수조건으로서 바르사바 조약기구군의 병력수를 제시 하도록 요구해왔다. 우리는 NATO 측이 말하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이 숫자를 둘러싼 게임은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구 실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둥서간의 군사력 균형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 늘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어 왔다. 1977, 78년에 NATO가 장기증강계획에 대한 지지공작을 전개했을 때는 소위 유럽에 있어서 소련의 통상전력의 우위에 대해 한창 시끄러웠었다. 이 계획이 일단 채택되자 이번에는 유럽 전략핵미사일에 선전활동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만약 NATO, 특히 미국이 합의성립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었다면 이미 합의는 성립되었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전면핵실험금지조약 둥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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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핵실험금지조약은 핵확산의 문제와 직접관련을 맺고 있고 이 문제에서는 미 ㆍ 소 양국의 이해가 특히 공통되고 있지 않은가. 핵무기에 의한 파국을 방지한다는 입장에서 이 문제는 중요하다. 나는 얼마 전 실용가능한 핵폭탄의 설계 도를 작성 하는 데 성 공한 프린스튼 대 학 학생 존 A. 필립스 (John A. Phillips) 와 우연히 만났다.
답: 이 학생의 에피소드는 핵확산의 위협이 얼마나 현실적인 일이 되 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이다. 냉전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현 재의 정세 속에서 이 위협은 가속적으로 증대할 것이다. 핵확산 방지는 미 ㆍ 소 양국에 있어서의 이익이라는 당신의 견해는 전적으로 옳다. 덧붙여 말한다면 그밖의 모든 나라에 대해서도 이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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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사찰을 꺼리는 이유
- 검증문제에 대해 앞에 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에서는 SALT II 조약 과 관련하여 검증문제가 격렬하게 는의되었다. 분명 일부 상원의원은 SALT II 조약의 검 증절차가 신뢰 할 수 없다는 이 유로 조약에 반대했다. 왜 소련은 현지사찰을 포함한 좀더 신뢰할 수 있는 검층방법에 합의하지 않았는가?
답: SALT II 조약에 대해서 미국 국내에서 본격적이고 진지한 논의가 행해지고 있던 무렵에는 검증문제에 대한 의문이 이미 소멸된 상태였다 고 생각한다. 조약의 조항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는 간단히 검증될 수 있음이 명확히 드러났었다.
문제의 하나는 카터 정권이 현존하는 정잘, 정보수집 수단에 의해 소련의 군사력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알 수 있는가를 상원의원들에게 충분 하고도 철저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렇게 설명하지 못한 까 닭은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 가 기밀유지를 요하는 극비 사항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원의 원들은 SALT II 조약을 둘러 싼 논의를 통 해서 적어도 극비사항과는 무관한 사실을 깨달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SALT II조약이 없으면 검증이 쉬워 지기는커녕 더욱 곤란해지리 라 는 사실 이 다.
SALT II조약은 검증방법에 대해서 특별한 수량계산 규정, 상대국의
검증기술수단에 대한 방해금지 조항, 미사일 실험데이터의 은폐금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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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정하고 있다. 또한 조약은 상대국에 조약위반의 의심이 생길 경우에 협의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것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이 없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다.
검증문제에 대한 소련의 입장은 어떠냐 하면 검증의 방법과 범위는 개 개의 조약이나 협정에서 제한의 대상이 된 무기의 성격 및 범위와 상응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입각해 있다. 검증의 목적은 합의가 준수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다. 다시말해 소련은 합의에 대한 검증에는 응하지만 상대국의 정보활동을 용이하게 만들어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군비관리가 진전되면 될수록 더욱 복잡한 문제 가 발생하고 제한내용이 복잡하면 할수록 그만큼 검증이 수행하는 역할 도 커진다는 것이다.
검증이 충분한지 여부를 평가할 경우, 단순히 조약을 위반하는 물리 적 가능성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점뿐만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려고 하 는 측에 있어서 과연 위반을 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지 안되는지 하는 점도 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소한 점에서 상대방을 속일 수 있다하 더라도, 그것은 즉각 발견되어 국제적 스캔들에 휘말리는 위험을 무릅쓰는 결과를 빚을 뿐이다. 군사균형 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위반을 은 폐 하기 는 불가능할 것이다.
SALT II 조약의 경우 자국이 보유한 기술적 수단에 의해서 상대국이 제한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 조약에 따라서는 사정 이 다르다. 가령 핵실험금지조약의 경우, 자국의 가술적 수단에 더해서 상대국에서 이른바 ‘블랙박스’라 불리우는 탐지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현지사찰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양 국이 전면완전군축조약에 합의한다면, 소련정부는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대로 현지사찰을 포함한 어떤 형식, 어떤 방법의 검증에도 응할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소련은 원칙으로서 현지사찰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전문가에 따르면 현지사찰은 검증수단으로서는 이상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특히 시간이 극히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경우등 기술적 수단에 의한 검증쪽이 효과적인 경우도 많다. 또한 현지사찰로도 검증할 수 없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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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왜 현지사찰 문제가 그토록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답: 군비관리의 진전을 방해하려고 하는 자는 이 문제를 끄집어내면 쉽사리 그 목적을 달성시키기 때문이다. 그후의 수법은 상대방이 받아들 일 수 없을 것이 분명한 요구를 들이미는 것이다. 이는 일석이조와 수 법이다. 즉 상대의 의도에 의문을 던지는 한편으로 자신에게 합의를 실현시킬 의도가 없음을 은폐하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현지사찰을 속기 쉬운 일부 대중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의미에서 군 비 관리를 둘러 싼 문제 가운데 독특한 것 이 라고 할 수 있다. 현지사찰문제는 군비관리 의 대중적 측면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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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용의자 역할을 기대해선 안돼
- 소련이 비밀유지에 부심하고 있음은 상식이며 서방측에서는 소련 이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비밀주의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때문에 외부 에 대한 소련의 편집광적인 태도에 관하여 여러가지 이야기가 신빙성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련의 의도나 목적 등에 대해서도 의혹을 더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답: 그러한 견해는 주로 정치적 의도와 음험한 선전의 결과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이러한 선전이 바로 소련의 ‘폐쇄사회’ 와는 대조적으로 서방측은 ‘개방사회’ 라는 신화를 만들어 내어 퍼뜨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측은 일반적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것보다 필씬 폐쇄적이고 반대로 소련은 개방적이다. 미국에서는 소련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일반시민과 때로는 의회에 대해서도 비밀에 붙이는 것이 많아 있다. 이들 비밀을 추적하거나 공표하려고 하면 처벌을 받게 되어 있고 최근에는 그 벌칙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과 소련에서는 이 비 밀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 등의 점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고, 많은 경우 소련편이 엄격하다는 점을 감출 생각은 없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과거에 몇 차례나 군사침략의 목표가 되었고 오랫동안 적에게 사실상 포위된 상태에 빠졌던 소련에서 는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비밀로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이 보다 조심스러워 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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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행동양식은 결코 영구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것이 아니며 변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긴장완화가 진전되고 상호신뢰가 높아지며 교 류의 범위와 교섭대상이 될 영역이 확대되면, 이러한 것은 모두 전통적 인 태도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사태 진 전이 매우 증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 최근『뉴욕 타임즈』지는 논설난에서 ‘소련을 신용해야 할 것인가? 대답은 “노”이다. 왜 미국 국민이 우리나라와 군인과 정치가보 다도소련을 신용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답: 미국 국민이 자국의 군인이나 정치가를 신용하는지 여부는 미국 국민의 문제 이다. 서방 전문가들 사이 에는 소련의 조약준수상황을 매우 양호하다고 증언하는 사람도 많지만, 미국인이 소련이 말하는 것을 그 대로 믿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미 ㆍ 소관계의 지금까지의 성과 가 운데 상호 맹목적인 신뢰 위에서 성립된 것은 하나도 없다. 양국간의 합의는 모두 상대방이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양국관계는 모두 공개적인 장 (場) 에서 진전돼 왔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 절도를 지키는 감각을 지니자 않으면 안된다. 어느 누구도, 소련이 의흑을 받을 때마다 기꺼이 해명하고 조사를 받는, 일종의 국제적인 용의자 역 할을 수행하는 데 등의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소련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고색창연한 비난을 퍼부으면서 소련을 그러한 용의자로 묘사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유는 분명 하다. 비 난 ㆍ 중상을 되풀이 하면 대개 비난하는 소리가 이를 부정 하는 소리보다 더 크게 울리는 법인 것이다. 그러나 개명한 국제정치의 세계에서도 입증책임은 고소자측, 즉 비난하는 측에 있다는 문명 사회의 룰과 유사한 원칙이 통용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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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하느냐, 파괴되느냐
- 군비관리, 군축문제에 대한 는의를 끝마침에 있어서 이 문제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답: 군비관리는 그 재정적, 정치적 이익은 차치하더라도 핵전쟁을 방 지할 확실한 보증을 획득하기 위해서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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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가가 선견지명을 갖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과로서 군비관리 ㆍ 군축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양국이 군비경쟁이 초래할 위험성과 군 축이 초래할 이익을 인식한다면 좀더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가깝고 가장 안전한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파국의 낭떠러지에서 물러서는 길도 열릴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광기가 일시적으로 지배하다가 스스로의 정체를 완전히 드러낸 뒤에야 비로소 이성이 지배할 수 있었던 시대가 있음을 기억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말할 나위도 없이 한없이 위험하며 더 구나 핵시대에 있어 서는 용납할 수가 없다.
이 시점에서 나에게는 장래에 대해 명확한 예측을 할 용기가 없다. 양국이 다같이 군비관리 ㆍ 군축의 길을 걸어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소련측에서 볼 때 미국의 외교정책과 군사정책의 변경에 의해서 군비관리 는 곤란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문제는 ‘우리가 핵무기를 파괴하든가, 아니면 핵무기가 우리를 파괴하든가, 두가지 중 한 길밖에 없다’ 는 점으로 요약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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