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프가 당서기장 겸 최고간부희의의장이 되자 아르바토프는 ‘소련외교 의 설계자’ 로 일컬어질 만큼 핵심적인 외교정책입안자가 되었다. 1967년 이래 군축 및 안전보장문제에 관한 국제회의들에 참석하고, 1973년 에는 미 ㆍ 소정상회담(닉슨 ㆍ브레즈네프)에 참가했다.
이 책은 1981년 말에 처음 출판되었고, 그후 6년여의 세월 동안 안드 로포프, 체르넨코, 고르바초프로 이어지는 최고지도자의 교체가 잇따랐다. 그러나 그의 경력과 85년 3월에 집권한 고르바초프가 정력적으로 추구하는 대외정책의 기조 또한 긴장완화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의 현재적 의의와 가치는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올트만스는 그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미국의 여러 대소정책수립 담당 자와 소련문제 전문연구자의 의견을 듣고 150개 이상의 항목을 정선할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다. 올트만스는 이 항목들을 사전에 서면으로 잘 문했으므로 그의 답변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 나온 것이다. 한마디로 줄인다면 이 책은 미 ㆍ소관계를 핵심으로 하는 소련 대의정책의 공식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데는, 아르바토프가 소련의 대외정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응호하려는 자세가 전편에 스며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점 에서 주의를 요한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은 몇 가지 주목할 만 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로, 이 책은 소련이 추구하는 긴장관화와 평화공존의 사상적 기 초와 목적에 대한 소련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이 책은 미국의 냉전정책의 역사적 배경, 동기 및 목적에 대한 소련측의 견 해를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세째로, 국제관계-구체적으로는 냉전사상의 국제적 전파 ㆍ확대과정-에서 언론이 얼마나 큰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총체적 결론으로서 핵 전쟁의 회피야말로 현대의 최대과제임을 지적하고 있고, 이를 위한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이 주장하고 있는 소련의 입장이 과연 소련의 참뜻인가의 문제는 실천에 의해 검증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외정책을 가장 철저하게 연구하는 소련의 입장에서의 분석은 우리가 미 ㆍ소의 대외정